가욱현 창비 사업본부장이 5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디지털북 서비스 ‘더책’을 소개하고 있다. ‘더책’은 책과 스마트폰만으로 오디오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연합뉴스
가욱현 창비 사업본부장이 5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디지털북 서비스 ‘더책’을 소개하고 있다. ‘더책’은 책과 스마트폰만으로 오디오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연합뉴스
전자태그가 부착된 책에 스마트폰을 가까이 댄 뒤 오디오북을 듣거나 작가 강연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는 기술이 처음으로 상용화됐다.

출판 관련 콘텐츠 개발 유통사인 미디어창비는 5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종이책에 근접무선통신(NFC) 방식의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 ‘더책’을 내놓았다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NFC 기능이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더책’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전자태그가 붙은 책에 올려놓으면 된다.

현재 ‘더책’ 서비스가 적용돼 서점에서 살 수 있는 책은 창비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완득이》《두근두근 내 인생》 3종뿐이다. 강일우 창비 대표는 “성석제 작가의 《투명인간》등 신간도 곧 서비스할 방침”이라며 “종이책을 구입한 독자들이 추가 비용 없이 오디오북과 작가 강연 영상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게 더책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더책’엔 창비, 김영사, 한림출판사, 보리를 비롯한 국내 26개 출판사가 참여했다. ‘더책’에 참여한 출판사들은 연말까지 서비스가 가능한 책 1000종을 추가로 내놓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서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책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보리 현암사 등은 ‘더책’ 서비스가 가능한 어린이 그림책 364종을 만들어 지난 1월부터 도서관, 어린이집 등에 3000여권을 먼저 시범 공급해 호평받았다. 전문 성우가 녹음해 가정은 물론 어린이집, 도서관, 학교 등에서 독서 지도와 읽기 수업에 활용할 수 있고, 시각장애인이나 한국어가 서툰 다문화 가족 부모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휴대폰에 NFC 기능이 없거나 인터넷 사용이 여의치 않은 곳이라면 더책 전용 단말기인 ‘책소리’로 오디오북을 이용할 수 있다. 권옥경 유아독서교육연구소장은 “더책을 이용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끝까지 읽게 된다”며 “책이나 오디오북만 틀어주는 것보다 교육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더책’은 위기를 겪고 있는 출판계의 해결책으로 기대를 받는 동시에 공공성 확대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지식을 널리 전달하는 출판업의 특성상 아날로그인 종이책에 디지털 기술을 입히는 것은 출판시장 활로 개척과 함께 공공성 확장에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