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서 변화구로…제구력 가다듬는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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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재정비
외국인, IT株 주로 담다가
최근 강한 순매수 기간에 자동차·은행株 대거 담아
매수 강도 줄이며 종목 선별…실적·배당 반영 주도주 교체중
외국인, IT株 주로 담다가
최근 강한 순매수 기간에 자동차·은행株 대거 담아
매수 강도 줄이며 종목 선별…실적·배당 반영 주도주 교체중
증시 마운드에 선 외국인이 ‘구종’(투자패턴)을 바꿨다. 지난달엔 빠른 ‘직구’에 비유할 만한 ‘대규모 순매수’로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번주에는 마치 속도가 느린 ‘체인지업(변화구)’을 던지는 것처럼 매수 강도를 크게 줄였다. 외국인 투자패턴이 큰 변화를 보이면서 증시 주도 업종도 바뀌고 있다.
○외국인, IT에서 車·銀으로 바꿔
5일 코스피지수는 14.16포인트(0.68%) 하락한 2066.26을 기록했다. 장 초반부터 외국인 순매도가 몰리며 한때 2058.92까지 지수가 빠졌지만 장 막바지에 순매수(341억원)로 돌아서며 낙폭이 줄었다. 전날 외국인 매수(2011억원)에 힘입어 2080선을 회복했지만 기세가 한풀 꺾이며 하루 만에 2060선으로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증시에서 외국인 영향력은 계속 강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나홀로’ 순매수로 코스피지수의 2000선 안착을 견인했다. 5일에는 순매수 규모가 줄었지만 외국인은 보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조1609억원을 사들였다. 올 상반기 순매수 금액 2조3632억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이번에는 외국인의 입맛도 확연히 달라지면서 주도주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 달 이상 연속 순매수한 지난 5월13일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7705억원) SK하이닉스(4212억원) LG전자(1778억원) LG디스플레이(1385억원) 등 정보기술(IT)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반면 지난달 15일 이후로는 현대차(6122억원) 기아차(1344억원) 현대모비스(1081억원) 등 자동차주 비중을 많이 늘렸다. 은행주 역시 외국인이 새로 찜한 종목으로 부상했다.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가 나란히 순매수 3~5위를 차지했다. 한국전력 롯데쇼핑 등 일부 내수 관련주도 외국인들의 장바구니에 담겼다. 순매수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IT종목은 삼성전자와 LG전자뿐이었다.
○배당 기대, 정부 정책의지 주목
전문가들은 종목 선택 기준이 업황에서 배당으로 넘어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영호 JP모간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외국인들의 순매수 강도는 올 들어 최고 수준”이라며 “그만큼 배당 등 경제정책 변화에 외국인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배당 기대가 증시 최대 테마로 떠오르면서 주도주 중에 통신주들도 가세하고 있다. 원화 강세가 둔화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 이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평균 상승률은 11.5%에 달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힌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는 2분기 실적 개선에 배당 기대감까지 더해 평균 상승률이 14.8%에 이르렀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의 상승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돈다”며 “앞으로 배당주, 경기부양, 원화 강세 수혜주로 은행주의 매력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린 만큼 앞으로 정책 실행력이 추가 상승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단기 상승은 2기 경제팀에 대한 기대감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정부의 정책 실행 의지와 강도, 그리고 배당에 대한 기업의 태도가 실제로 변할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강지연 기자 hit@hankyung.com
5일 코스피지수는 14.16포인트(0.68%) 하락한 2066.26을 기록했다. 장 초반부터 외국인 순매도가 몰리며 한때 2058.92까지 지수가 빠졌지만 장 막바지에 순매수(341억원)로 돌아서며 낙폭이 줄었다. 전날 외국인 매수(2011억원)에 힘입어 2080선을 회복했지만 기세가 한풀 꺾이며 하루 만에 2060선으로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증시에서 외국인 영향력은 계속 강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나홀로’ 순매수로 코스피지수의 2000선 안착을 견인했다. 5일에는 순매수 규모가 줄었지만 외국인은 보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조1609억원을 사들였다. 올 상반기 순매수 금액 2조3632억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이번에는 외국인의 입맛도 확연히 달라지면서 주도주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 달 이상 연속 순매수한 지난 5월13일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7705억원) SK하이닉스(4212억원) LG전자(1778억원) LG디스플레이(1385억원) 등 정보기술(IT)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반면 지난달 15일 이후로는 현대차(6122억원) 기아차(1344억원) 현대모비스(1081억원) 등 자동차주 비중을 많이 늘렸다. 은행주 역시 외국인이 새로 찜한 종목으로 부상했다.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가 나란히 순매수 3~5위를 차지했다. 한국전력 롯데쇼핑 등 일부 내수 관련주도 외국인들의 장바구니에 담겼다. 순매수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IT종목은 삼성전자와 LG전자뿐이었다.
○배당 기대, 정부 정책의지 주목
전문가들은 종목 선택 기준이 업황에서 배당으로 넘어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영호 JP모간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외국인들의 순매수 강도는 올 들어 최고 수준”이라며 “그만큼 배당 등 경제정책 변화에 외국인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배당 기대가 증시 최대 테마로 떠오르면서 주도주 중에 통신주들도 가세하고 있다. 원화 강세가 둔화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 이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평균 상승률은 11.5%에 달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힌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는 2분기 실적 개선에 배당 기대감까지 더해 평균 상승률이 14.8%에 이르렀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의 상승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돈다”며 “앞으로 배당주, 경기부양, 원화 강세 수혜주로 은행주의 매력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린 만큼 앞으로 정책 실행력이 추가 상승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단기 상승은 2기 경제팀에 대한 기대감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정부의 정책 실행 의지와 강도, 그리고 배당에 대한 기업의 태도가 실제로 변할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강지연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