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중견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오르기 위해 다양한 성장전략을 펴고 있지만 동화그룹의 행보는 유난히 ‘독특하다’는 평가가 많다. 60년 넘게 ‘나무’로 한우물을 파온 기업이 갑자기 중고자동차 시장을 넘보고 있어서다. 2011년 인천에 자동차 매매단지를 만들며 시장에 뛰어들더니 올해부터는 아예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금융업 진출은 이런 전략에 핵심적인 요소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화기업에서 중고차전문 사업체로 인적분할된 동화엠파크는 오는 9월 중 대부업체를 설립해 시범 영업에 들어간다. 내년에는 여신금융회사(캐피털사)도 설립, 할부금융과 리스 영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제재소에서 세계적 MDF 강자로
동화그룹의 모체인 동화기업은 1948년 서울 왕십리에서 작은 제재소로 출발했다. 창업주인 고(故) 승상배 전 회장은 ‘동쪽의 평화’라는 의미로 회사 이름을 ‘동화(東和)’라고 지었다. 제재소가 잘되자 그는 목질판상재(잘게 부순 나뭇조각을 접착제로 붙여 압축 가공한 가구재료) 사업과 강화마루, 나무벽재 등 목재 사업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동화기업은 1975년 국내 최초로 목질판상재의 일종인 파티클보드(PB) 공장을 준공했다. 1986년엔 역시 국내 최초로 중밀도섬유판(MDF) 공장을 건설했다. 덕분에 경쟁 업체들을 주도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승 전 회장의 4남인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58)은 1993년부터 그룹을 이끌었다. 승 회장은 동화기업을 2003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활발한 국내외 인수합병(M&A)에 나섰다. 2005년 한솔홈데코 아산공장을 인수한 데 이어 뉴질랜드 레이오니아 MDF공장, 말레이시아 머복 MDF사 등을 인수하며 MDF 세계 4위권에 진입했다. 동화기업 고위 관계자는 “목표는 아시아·태평양 목재 업계 1위”라며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유 부동산 활용 위해 중고차사업
동화그룹은 지주사 설립 10년 만인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를 스스로 탈피했다. 동화홀딩스를 ‘동화기업’과 중고차 매매단지인 ‘동화엠파크’로 나눴다. 중고차를 그룹의 양대 축으로 삼기 위해서다. 동화기업 관계자는 “목재산업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신성장동력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보유 부동산이 많다는 점에 착안, 중고차 매매단지를 시작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11년 인천 가좌동에 연면적 9만여㎡ 규모의 국내 최대 중고차 매매단지 ‘엠파크시티’를 만든 데 이어 2012년에는 중고차 수출용 전용단지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중고차 경매장을 열었다. 내년에는 인근에 엠파크 제2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완공되면 총 1만5000여대의 중고차를 전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중고차 매매부터 수출, 경매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기반을 완성하게 되는 셈이다.
엠파크를 찾은 소비자들은 중고차를 살 때 현대캐피탈이나 KB캐피탈(옛 우리파이낸셜) 등을 통해 할부금융을 받고 있다. 동화그룹으로선 ‘경매-매매-수출’로 이어지는 중고차사업 수직계열화의 마지막 부분인 할부금융시장을 다른 업체에 내주고 있는 격이다. 여신금융회사를 세워 할부금융과 리스 영업에 나서기로 한 주요 배경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게 돼 있다 보니 동화그룹이 일찌감치 금융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지주회사를 탈피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승명호 회장의 경영철학
“답은 현장에 있다.”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의 핵심 경영 철학이다. 그는 1년에 100일, 한 달에 10일가량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현지 해외 공장을 시찰하면서 보낸다. 장남인 승지수 동화홀딩스 이사를 작년 해외 사업장 중 가장 실적이 좋지 않은 뉴질랜드 법인에 보낸 것도 ‘현장 중시’ 경영자 수업을 받게 하려는 취지다. 일할 맛 나는 직장을 만드는 것도 그의 주된 관심사다. 호주 공장을 방문했을 때의 일. 그는 직원들의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즉석에서 전 직원을 위한 사옥 건립을 지시하기도 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1·2위 업체가 잇달아 수수료를 낮추자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ETF 시장의 독과점 체제가 공고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다.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총보수 인하 경쟁과 관련해 “당국이 직접 개입할 수는 없지만 업계 스스로 자성할 필요가 있다”며 “ETF 시장의 운용 전문가들이 수수료보다 상품 품질에 더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ETF 수수료가 낮아지면 투자자로서는 당장 손해 볼 건 없다. 하지만 중소형 운용사의 진입 장벽을 높여 장기적으로 소비자 선택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당국 인식이다. 당국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보다 ETF 상품 간 차별성 경쟁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비슷비슷한 지수 기반 ETF를 놓고 경쟁하다 보니 결국 가격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타임폴리오자산운용처럼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책정하더라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는 게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아직은 일부 지수 추종형 ETF 수수료만 낮추고 있는데, 다른 상품으로 확산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걱정했다.최만수/양지윤 기자
대두(콩)를 주원료로 쓰는 주요 식품기업 주가가 이달 들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 여파로 콩 가격이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7일 샘표는 1.11% 내린 4만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내내 3만원대 후반에 거래된 이 종목은 지난 4일 4만1000원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직후 다시 상승폭을 반납했다. 샘표의 자회사 샘표식품은 1.91% 하락한 2만5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거래일간 5.53% 올랐지만 이날은 내리막을 탔다. 간장, 된장 등 장류 제조기업 신송식품의 모기업 신송홀딩스(-2.47%)를 비롯해 사조대림(-2.24%), 풀무원(-0.53%)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이들 기업 주가는 콩 가격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초 싱가포르 선물시장에서 부셸당 10.12달러 수준에 거래되던 콩 선물 근월물은 미·중 간 관세 갈등이 불거진 후인 4일 10.75달러까지 올랐다. 미국은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 콩 생산국이다. 중국은 세계 콩 소비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압도적 1위 소비국이다. 미·중 간 갈등이 본격화하면 콩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두 국가 간 관세 전쟁이 잠시 잠잠해지자 이날 콩 선물 가격(10.61달러)은 소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관련 국내 식품주도 함께 내림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증권가에선 이른바 ‘대두주’로 묶인 식품기업의 매출 구조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콩 가격이 단기간 상승하더라도 식품기업이 이를 곧바로 제품 가격에 반영해 이익을 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 식품기업은 간장 등 장 종류와 두부, 두유 등 완성품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파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구조다. 콩 가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