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보험사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AIG는 4일(현지시간) 올 2분기(4~6월)에 30억7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억3000만달러보다 13% 늘어난 수치다. 세후 영업이익 역시 18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16억5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핵심 사업부의 견고한 실적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열사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이 실적 호조의 원인”이라며 “로버트 벤모셰 회장의 경영전략으로 실적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2009년 파산 위기에 몰린 AIG에 ‘구원투수’로 영입된 벤모셰 회장은 구제금융 자금을 상환하고 AIG 사업부문을 재조정하는 등 구조조정을 이끌어왔다. 올해도 AIG의 항공 리스부문을 네덜란드 에어캡홀딩스에 50억달러에 매각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오는 9월 퇴임을 앞둔 그가 회장을 지낸 5년간 AIG 주가는 373% 치솟았다. 조시 스털링 스탠퍼드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AIG 위기 탈출의 핵심은 벤모셰 회장”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AIG는 이날 금융위기 당시 피해자들의 집단소송과 관련해 9억6000만달러(약 990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