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최근 종합비타민 아로나민골드의 소비자 분석에 착수했다. 지난 4월까지 한 달 7만통에 그쳤던 판매량이 최근 월 12만통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루사 인사돌 등 국내 간판 의약품들이 성분 논란에 휩싸이면서 아로나민골드 등 다른 일반의약품도 매출 감소 후유증을 겪었다. 다른 약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 아로나민골드 판매량은 급격히 늘어나자 사내에서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회사 측은 일단 지난 4월부터 내보낸 광고 효과를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이 광고는 효능을 전달하던 기존 광고와 달리 ‘아로나민 골드를 드셔 보신 날과 그렇지 않을 날을 비교해보세요’라는 카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이 광고는 다른 제약사에도 화제가 됐다.
또 다른 원인으로 기존 소비자들의 회귀를 꼽고 있다. 아로나민골드를 복용하다 다른 비타민제를 먹던 소비자들이 가격도 저렴하면서 활성비타민을 강조한 아로나민골드를 다시 선택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시장에 나온지 51년이 된 아로나민골드의 올해 매출이 최고 전성기 때와 비슷한 4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 통 가격이 2만5000~2만7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B형 비타민 임팩타민도 소리 없이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 특별한 광고 없이도 구전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월 10억원을 넘어서며 효자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제품은 ‘힐링 전도사’로 유명한 이시형 박사의 아이디어를 대웅제약이 제품화한 것으로 집중력이 필요한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대치동비타민’이라 불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활동량이 많은 30~40대 직장인도 많이 찾는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인들에게는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특정 비타민 수요가 많을 것이란 틈새전략이 효과를 거둔 사례”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