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여야 의원들의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전방위 사정에 나선 가운데 자금의 명목 및 대가성 여부가 수사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은 해당 의원들이 입법 활동 및 행정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뒷돈을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옛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로부터 수천만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김재윤(49) 의원에게 이번주 중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이들은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알려졌으며 함께 수사 선상에 오른 신학용 의원(62)도 조만간 소환될 예정이다.

검찰은 당초 2년제 직업전문학교로 출범한 SAC가 학교 이름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이들 의원이 유리한 입법을 추진하고 그 대가로 김민성 이사장(55)에게서 상품권을 포함해 각각 1000만~6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하고 그 다음달 공포된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개정안’은 신계륜 의원이 대표 발의자였으며 김 의원과 신 의원도 입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개정안에는 당초 직업전문학교 이름에 반드시 붙여야 하는 ‘직업’이라는 단어를 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통과되자마자 이 학교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학교 이름에서 ‘직업’을 빼 4년제 정규대학처럼 보이게 하려고 로비를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야당 측은 여당 의원들의 금품 수수 혐의가 수면 위로 떠올라 줄소환이 예고되자 ‘물타기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수사를 지휘하는 유상범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6월께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를 압수 수색하고 수사를 진행하다 입법로비 단서가 발견돼 내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