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운의 열쇠’ 받아 > 서울대에서 5일 열린 총장 이·취임식에서 성낙인 신임 총장(왼쪽)이 오연천 전 총장으로부터 행운의 열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행운의 열쇠’ 받아 > 서울대에서 5일 열린 총장 이·취임식에서 성낙인 신임 총장(왼쪽)이 오연천 전 총장으로부터 행운의 열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온실 속 화초보다 ‘오상지절(傲霜之節·국화가 서리 내리고 찬바람 부는 늦가을에 고고히 피어남)’을 지닌 인재를 발굴해 국가와 민족에 봉사하는 ‘선(善)한 인재’로 키우겠습니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64)은 5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제26대 총장 취임식에서 앞으로 서울대가 지향할 인재상과 교육방침을 이렇게 요약했다. 성 총장은 한국사회에 대해 “공동체적 가치의 핵심인 공익, 공공성, 공동선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대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결코 곱지만은 않다”며 “이는 국민이 바라는 서울대의 모습과 현재 서울대가 처한 상황이 괴리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성 총장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는 훌륭한 지성과 함께 공공성으로 무장된 따뜻한 가슴을 가져야 한다”며 “정직하고 성실한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런 변화는 대학원보다 학부에서 더 중시돼야 하는 만큼 임기 동안 학부 교육 내실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학 운영 방향과 관련, 그는 취임 후 줄곧 언급한 ‘창조 대학’을 제시했다. 성 총장은 “가장 시급한 일은 법인 전환 후 서울대의 좌표를 확립하는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새로운 대학을 창조하겠다는 개척자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소외 계층·지역에 대한 ‘대국민 지식 나눔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성 총장은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 제고를 위해 소외 계층·지역의 인재를 적극 발굴하는 입시와 교육제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성 총장은 해외 동창회와 연계해 네트워크를 만드는 ‘서울대 글로벌 대사관(SNU Embassy)’을 국제화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박용현 서울대 이사장과 권이혁(15대)·이현재(16대)·이수성(20대)·정운찬(23대)·오연천(25대) 전 총장 등 역대 총장 8명이 참석했다. 또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김인철 한국외국어대 총장,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 등 대학 총장 7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특히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