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400명 뽑았다. SK그룹 전체 상반기 채용 규모가 1000명임을 감안하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신입사원을 SK하이닉스가 선발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이공계 채용 비중은 95%에 달했다. 삼성도 올 상반기에 신입사원의 80~90%를 이공계 출신으로 뽑았고 현대자동차와 LG도 80% 이상을 이공계 전공자로 채웠다.

삼성 하반기 5000명 뽑는다…현대차 2400명…LG 2000명
반면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신입사원 90%를 인문계 출신으로 선발했다. 인문계 출신을 상대적으로 많이 뽑아온 은행도 하반기 공채 규모를 작년보다 16% 이상 늘린다.

○금융권 확대로 인문계 숨통

이공계 출신들의 하반기 채용 기상도는 맑은 편이다. 주요 대기업이 ‘전화기’(전기·전자·화공)로 대표되는 이공계 출신을 우선 선발하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차 등 5대그룹은 올해 2만4400여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기로 연초에 목표를 설정했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의 인원을 채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6660명을 뽑았던 현대차그룹은 올해는 이보다 140명 더 늘어난 68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LG는 지난 4년간 매년 연구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5000명 이상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는 3500여명을 선발한다.

올해 2000명 이상을 뽑기로 한 SK는 상반기에 10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해 하반기에는 1000명 이상을 더 선발할 여력이 있다. 올해 2600명을 뽑는 롯데도 하반기에 1300명을 새 식구로 맞이할 방침이다.

인문계 출신들도 하반기엔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수익성 악화로 상반기 신입 채용에 소극적이었던 은행권이 하반기 들어 신입 행원 선발 규모를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100명만 뽑았지만 하반기에 210명의 인원을 선발한다. 상반기에 대졸 공채를 진행하지 않은 국민·우리은행은 하반기에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280명과 250명을 각각 채용한다.

지난해 하반기 100명을 뽑았던 하나은행은 올 하반기에는 지난해 이상 채용키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상반기 6급 300명을 선발한 농협은행은 상반기에 6급 400명을 뽑은 뒤 하반기 채용 규모를 늘릴지 고민하고 있다.

다만 금융 공기업들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40명이었던 수출입은행은 상반기 21명을 뽑았지만 하반기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70명을 뽑을 예정이다.

○공기업도 채용 규모 유지

주요 공기업 중 8월 이후 신입사원 채용 계획이 있는 곳은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모두 세 군데다. 이들 기업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한국전력은 10월 중 하반기 채용을 진행한다. 105명을 채용했던 상반기보다 다소 많은 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8월 중 원서 접수 공고를 내고 채용원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77명을 뽑았지만 하반기엔 그보다 더 많은 100명 이내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상반기에 87명을 뽑은 한국공항공사는 10월 중 채용 공고를 내고 80명 이내로 신입사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공태윤/박한신/심성미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