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동에 발생한 싱크홀 현장 사진. 독자 김대박님 제보.
석촌동에 발생한 싱크홀 현장 사진. 독자 김대박님 제보.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석촌역 인근 도로가 내려앉는 이른바 '싱크홀' 사고가 발생하며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게 갈리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께 석촌동 도로에서 폭 2.5m, 길이 8m, 깊이 약 5m의 싱크홀이 생겼다.

최초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시 인근 교통을 전면 통제했고, 이어 서울시 동부도로사업소와 도시기반시설본부 등이 현장에 출동해 복구 작업을 벌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수도관 파손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100㎥, 160t의 모래와 자갈, 토사를 채워넣어 오후 5시께 1차 응급복구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싱크홀로 인한 인명 사고는 없었지만 복구 작업을 위해 도로가 통제되며 석촌동을 지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일각에선 제2롯데월드 공사로 석촌 호수에서 물이 빠져나가면서 지반이 약해져 싱크홀이 발생한 것 아니냐며 우려를 드러냈다. 제2롯데월드 건설 이후 끊임없이 제기 된 안정성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

하지만 송파구와 동부도로사업소 등은 석촌동 주변 지하철 9호선 공사와의 연관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인근에서 진행중인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지반 붕괴에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다.

다만 조성일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지하철 공사 때문에 싱크홀이 생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메운 흙을 다시 파내 흙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인 분석에 열흘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와 송파구는 이 기간 동안 해당 도로의 통행을 일부 제한할 방침인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미국의 CNN 방송은 석촌동에서 잇단 싱크홀 발생으로 불거진 제2롯데월드의 안전 문제를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CNN은 현지시간으로 5일 '싱크홀로 위협에 처한 마천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의 가장 높은 빌딩 건설이 현장 주변에서 수많은 의문의 싱크홀이 나타나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 문제가 중요시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 맞물려 건물의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는 것.

CNN은 "석촌동 싱크홀 발생의 원인과 관련해 방송은 경찰과 서울시 등 관계당국도 조사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해 난감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제2롯데월드 인근의 석촌호수 수심이 얕아지는 것으로 미뤄 싱크홀이 공사 현장에 유입되는 지하수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경찰과 롯데 측은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홍근 서울대 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최근 많은 싱크홀이 서울의 이곳저곳에서 발견됐지만 제2롯데월드 건물의 기반은 깊고, 강한 암석 위에 있다"며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붕괴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한 박 교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면 서울시가 공사를 중단시키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