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제재에 맞서 ‘반격의 칼날’을 꺼내 들었다. 푸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정치적 수단으로 경제를 압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내각은 서방제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서방 제품 부족으로 소비자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신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우선 프랑스 에어프랑스, 독일 루프트한자 등 유럽 항공사 여객기의 시베리아 항로 운항 금지를 검토 중이다. 시베리아 항로가 막히면 유럽에서 극동아시아로 가는 비행기는 중동이나 미국 알래스카 지역 등으로 최소 4000㎞를 우회할 수밖에 없어 두 항공사 모두 합쳐 3개월간 13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보게 된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교통부 장관과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부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가능한 모든 보복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보복 조치도 이어졌다. 폴란드산 과일과 채소, 호주산 소고기, 우크라이나산 유제품은 검역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수입이 금지됐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캐나다산 돼지고기와 미국산 닭고기도 수입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의 긴장도 강화됐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근처 국경에 군 병력을 1만5000명에서 2만명으로 늘렸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