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大方역에는 동양 우주관이 담겼다
지하 서울역부터 지하 청량리역까지, 1974년 개통한 서울지하철 1호선이 올해로 40주년을 맞는다.《지하철 한자 여행》은 한자어 역명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그 유래와 함께 의미를 담아낸 도시 교양서로, 첫 번째 책인 1호선 편은 서울, 경기, 인천, 충청에 이르는 넓은 지역의 역이름을 풀이한다.

시내에서 누군가를 만나자고 약속할 때 자주 이용하는 곳 중 하나가 종각(鐘閣)역이다. 말 그대로 ‘종(鐘)이 있는 집(閣)’으로 시계가 없던 시절 백성들에게 시간을 알려준 것에서 유래한 역명이다. 여의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대방(大方)역은 번댕이라는 옛 지명과 함께 동양의 우주관에서 기원을 찾는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반듯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이란 개념에 따르면 대원(大圓)은 하늘, 대방(大方)은 땅을 가리킨다. 인천 제물포(濟物浦)의 제물이 사람과 각종 물자를 뜻한다는 사실을 알고 보니 새삼 한자 공부의 재미를 느낀다.

저자는 역이름의 한자 풀이와 유래뿐만 아니라 이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내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지하철 출퇴근길이 지루하다면 지금 지나는 역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겠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