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기술신용평가제 호평
신제윤 "기술금융 우수銀, 파격적 인센티브 제공"
기술신용평가제도란 기업들이 기술평가전문기관(TCB)으로부터 기술력을 평가받아 높은 등급을 받으면 이를 근거로 은행이 신용대출을 해주거나 금리를 낮춰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 대표는 “돈을 빌리기 위해 웬만한 은행은 다 돌아다녀 봤지만 담보가 있어야 한다는 대답밖에 들을 수 없었다”며 “TCB에서 T3등급을 받으니 비로소 대출 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기술평가는 T1등급부터 T8등급까지 매겨지는데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T1등급을 받는다. 보통 T4 이상 등급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에서 제련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이 대표는 2012년 사업을 시작했다. 공장을 짓기 위해 시설자금 20억원을 빌릴 때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은행에 공장을 담보로 대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면서 자금 부족에 시달렸다. 그는 “삼성SDI LG화학 등과 부품 공급 계약이 조만간 이뤄질 것 같은데 그때까지 버틸 돈이 없어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고 털어놨다.
씨아이에스뿐만 아니다. 정형외과용 석고붕대와 부목을 생산하는 덕인도 폴리우레탄 소재 관련 기술로 T3등급을 받은 이후 12억원을 빌려 사업장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기술신용평가제도가 효과를 보면서 금융당국은 이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 같은 기술신용평가제를 앞으로 3년 안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기술금융 실적이 우수한 은행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며 “현재 1000억원 규모로 출시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기술신용평가 신용대출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연내 6000개 회사가 기술신용평가제도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4월 내놨다. 여기에 신한은행도 가세했다. 신한은행은 간담회에서 조만간 기술신용평가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1000억원 규모의 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