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5일 오전 11시16분

코스모그룹이 생존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개편에 나선다. 코스모그룹은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경수 회장(사진)이 이끄는 GS 방계회사다. 코스모는 계열사 간 집단 합병과 매각, 100% 감자 등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한다. 계열사 간 돌려막기와 400억원에 가까운 오너의 사재 출연에도 실적 부진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고육책이다.

코스모그룹 지주회사인 코스모앤컴퍼니는 허 회장으로부터 빌린 166억원의 채무를 탕감받기 위해 오는 30일 보유주식 166만주 전량을 무상소각할 계획이다. 이어 다음달 1일 코스모뉴인더스트리(코스모산업의 분할법인), 코스모건설, 코스모글로벌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 3곳을 모두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 ‘완전감자→채무면제→흡수합병’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마무리되면 코스모그룹은 통합 코스모앤컴퍼니와 코스모화학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될 전망이다.

허 회장은 이후 통합법인에 대한 채무 200억원가량을 출자전환해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너의 사재 출연으로 수백억원의 채무가 탕감되고 부실 계열사들에 대한 일괄관리시스템을 갖추면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모그룹은 코스모화학, 코스모신소재 등 유가증권 상장기업 2개를 포함해 코스모건설(건설), 마루망코리아(레저 및 스포츠업) 등 1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화학에 치중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2010년 이후 패션, 유통업으로 사세를 넓히는 과정에서 주요 계열사들의 재무상태가 악화됐다.

지주사 코스모앤컴퍼니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 83억원이 전액 잠식된 상태다. 코스모산업 역시 완전자본잠식, 코스모건설과 코스모글로벌은 부분자본잠식에 빠졌다.

흑자기업이었던 코스모화학과 신소재도 2012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각각 141억원, 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때문에 코스모화학 경영진 11명은 지난 4월 부실 계열사 연대보증과 담보제공 등을 이유로 시민단체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코스모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코스모신소재를 GS에너지에 매각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코스모그룹 고위 관계자는 “구조 개편에 따른 경영 효율화로 재무구조가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적자사업부 정리와 신규사업 확대를 통해 회사를 새롭게 꾸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