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6일 오전 10시30분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작년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실적 부진에 따른 운전자금 부족을 회사채 발행으로 메우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7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10대 그룹의 회사채 발행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116조149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110조4300억원에서 5조7190억원(5.2%) 늘어났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10대 그룹의 회사채 부담이 올 연말까지 약 10조원 증가할 전망이다.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한 작년 한 해 동안엔 회사채 발행잔액이 9조3840억원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1조3800억원(5.1%) 증가한 28조4550억원, 삼성그룹은 1조2500억원(8.5%) 늘어난 15조9680억원으로 나타났다. GS그룹은 1조200억원(12.7%), SK그룹 9970억원(5.5%), LG그룹은 8500억원(7.3%) 늘어났다. 발행잔액이 감소한 곳은 한진(-15.2%)과 한화(-11.2%)뿐이다. 이들은 계열사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아 회사채 대신 자산유동화나 우선주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수혈했다.

전문가들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운전자금 부족이 회사채 발행 증가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장은 “유보금은 설비 투자와 유지·보수 등에 쓰인다”며 “운전자금 부족분은 빚을 내서 메우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