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말고결혼’에 먹구름이 끼었다.



경쾌하고 상큼한 로맨틱코미디를 지향하던 tvN 금토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의 초반 기세는 어디로 갔나. 역대급 민폐 캐릭터들로 들끓고 있는 이 판국에, 시청자들은 짜증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매회 시청률은 오르고 있으나, 체감 인지도는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볼만한 로맨틱코미디가 탄생했다던 호평도 사라진지 오래다.



지난 8일 방송된 tvN ‘연애 말고 결혼’ 11회에서는 공기태(연우진 분)와 주장미(한그루 분)가 거짓으로 얼룩진 관계를 재정립하고 서로에게 조금씩 빠져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동안 답답하고 느슨했던 전개는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순간을 그려냄으로써, 조금씩 상쇄되는 듯 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뜬금없는 한여름(정진운 분)과 강세아(한선화 분) 등장에 두 남녀는 부제처럼 그야 말로 ‘GO BACK’(고백) 하고 말았다.



현재 한여름과 강세아는 두 주인공 공기태와 주장미의 존재감을 압도하는 모양새다. 뜬금없이 공기태의 정자를 기부해달라던 파격 조건을 내걸던 강세아는 이날 방송에서 “결혼하자”고 말한다. 고백이 아닌 제안에 가까운 모양새다. 한결 같이 웃기만 할뿐, 주장미와의 연결고리가 약했던 한여름도 진심이 돼 버린 두 남녀의 방해공작에 누구보다 열심히 임한다. 문제는 이 두 사람이 왜 이토록 사각관계 형성에 집착하는지, 당위성이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묵묵한 듯 보이지만, 남의 전 남자친구를 빼앗으려는 남현희(윤소희 분)나, 뒤늦게 사랑을 깨닫고 스토킹보다 더한 집착을 보이는 이훈동(허정민 분)의 존재 또한 만만치 않은 짜증유발자들이다.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애 말고 결혼’의 더 이상의 순항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 단 4회 남았다. 주장미를 의심하던 신봉향(김해숙 분) 또한 주장미를 받아들였고 늦게나마 공기태와 주장미도 서로에 대한 진심을 깨달았다. 거짓이 진실로 바뀌는 순간, 미묘하게 변화될 두 주인공 남녀의 심리를 포착하고 연애담을 그려내기도 갈 길이 멀다. 이 가운데 ‘연애 말고 결혼’은 짜증유발자들 캐릭터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겠다. 웰메이드 드라마 호평을 되찾기에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리뷰스타 박주연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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