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유가족 "안홍준 의원 사죄할 때까지 진료 거부"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등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문화제를 열어 세월호 특별법에 독립적인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문화제는 세월호 유가족 50여 명을 포함해 시민 1천800여 명(이하 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정한별 밴드가 부른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로 막이 올랐다.

시민들은 음악을 감상하면서도 '수사권 기소권 있는 특별법 제정', '양당 야합 원천 무효'라고 적힌 노란 피켓과 촛불을 함께 들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권을 가진 검찰과 경찰은 넉 달 가까이 되도록 우리가 제기한 의혹을 하나라도 제대로 밝힌 것이 없다"며 "범국민적인 진상규명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서 제대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의 "제대로 단식을 했으면 실려 갔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언급에 대한 유가족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단원고 2학년 희생자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는 "27일간 굶었지만 내 투지는 꺾이지 않았고, 국민 여러분도 끝까지 잊지 말고 도와 달라"며 "안 의원이 내게 사죄하던가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죄할 때까지 진료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가수 백자, 밴드 에브리싱글데이, 대학생 합창단 등이 연이어 무대에 올랐으며, 구중서 시인은 '다 끝났다'라는 시를 낭송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공연의 대미는 밴드 시나위가 장식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여야 세월호 특별법 합의에 반대하는 유가족 14명이 당직자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여의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사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신원을 확인하려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가족들은 당사 로비에서 경찰과 잠시 실랑이를 벌이다 당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간 뒤 당직자들과 면담했다.

또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을 제안했던 경희대 용혜인(25·여)씨가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에서 여야 합의에 항의하는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는 이날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책임자 처벌 촉구를 위한 자전거 행진을 사흘째 이어갔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 50여 명이 참여한 자전거 행진단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여의도공원을 출발해 광화문광장까지 페달을 밟았다.

또 '세월호특별법제정 촉구를 위한 영화인모임'(가칭)은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 '화이'의 장준환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등 영화인 20여 명이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이태수 기자 bryoon@yna.co.kr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