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서울에선 재개발 대단지들의 분양대전이 열릴 전망이다. 입지여건이 우수한 데다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한 아파트가 많아 연내 내집마련을 생각하는 수요자라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는 도심권의 노후된 주택지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택지지구와 달리 입주 후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조성된 도로와 학교, 쇼핑시설, 은행 등 생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고, 새로운 지하철역 개통도 기다릴 필요가 없다. 도심권에 인접해 있다 보니 시청, 광화문 등 시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서부권은 여의도, 상암동 등의 업무지구나 연세대, 서강대 등의 대학교와 가깝다. 외곽으로는 인천, 안산, 시흥으로 접근이 편리하다. 동부권은 강남, 잠실, 삼성동 등지로 출퇴근이 편하고 성남, 구리, 하남, 용인 등지로 이동이 쉽다.
신길·수색 등 서울 도심권 재개발 분양대전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많아

10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연내 서울에서 분양 예정된 대단지 아파트는 총 9곳, 1만4700여가구에 달한다. 서울시청을 기준으로 동서로 나눴을 때 공급가구 수도 비슷하다. 동부에서는 4곳 7020가구, 서부에서는 이보다 조금 많은 5곳 7703가구가 공급된다.

1000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대규모 인구가 새로 유입된다. 해당 지역은 물론 주변 지역까지 합쳐 교통여건이나 공원 등의 기반시설 확충이 이뤄진다. 재개발 대단지의 경우 대형 건설사가 주로 시공해 브랜드 가치도 높다.

실제 서울의 재개발 대단지 집값은 상승세를 잘 타는 편이다. 삼성물산이 분양했던 전농·답십리뉴타운 7구역의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2397가구)’는 최근 1년간(2013년 6월~2014년 6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민은행 시세조사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6월 5억2000만원에서 올해 6월 5억5000만원으로 약 5.77%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4억8811만원에서 4억8539만원으로 0.56%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여유부지가 부족한 서울 도심에서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는 사실상 재개발·재건축 밖에 방법이 없다”며 “이런 지역이 한정돼 있다 보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희소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길·수색 등 서울 도심권 재개발 분양대전
○동·서 분양 대결

서부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영등포구다. 영등포구는 롯데백화점, 타임스퀘어, 디큐브시티, 여의도IFC몰 등 편의시설을 비롯해 고려대병원, 한림병원 등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대형 건설사의 대단지가 매달 분양된다. 삼성물산은 이달 신길뉴타운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에스티움’을 선보인다. 전용면적 39~118㎡, 총 1722가구로 지어진다. 단지 바로 앞에 지하철 7호선 신풍역이 있으며 보라매역도 걸어서 이용이 가능하다. 신풍역은 신안산선 1단계(경기 안산 중앙역~서울 여의도역)사업이 2018년 완공됨에 따라 환승역이 될 예정이다.

9월에는 대림산업이 영등포1의 4구역을 재개발한 ‘아크로타워 스퀘어’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142㎡ 1221가구로 이 중 655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역세권 단지다.

종로구 교남동 일대 돈의문뉴타운 1구역에서는 GS건설이 ‘경희궁자이’ 아파트를 오는 11월 분양할 계획이다. 전용면적 33~138㎡로 이뤄진 2533가구의 아파트로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3호선 독립문역이 가깝다. 시청, 광화문 등 도심 중심업무지구로의 출퇴근이 편리하다. 경희궁, 덕수궁, 경복궁 등의 고궁과 서울시립미술관 등 문화시설 등을 이용하기 수월하다.

동부권에서는 왕십리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가 11월께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포스코건설, SK건설과 함께 짓는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39~172㎡, 총 2529가구 규모다.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1·2호선 신설동역, 2·6호선 신당역이 가깝고 2·5호선·중앙선·분당선이 교차하는 왕십리역도 인근에 있다.

GS건설은 성북구 보문 3구역을 재개발한 ‘보문파크뷰자이’를 이달 말 분양한다. 지하 7층~지상 20층 17개동으로 구성된다. 전용면적 45~84㎡의 1186가구 규모로 이 중 483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지하철 6호선 보문역과 창신역 및 1·2호선 신설동역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