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LED 잡아라"…일본·중국, 추격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을 놓고 한국-중국-일본이 삼국대전을 벌일 태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일찌감치 OLED 기술을 확보해 스마트폰, 태블릿PC, TV 등을 속속 내놓으며 앞서나가자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맹추격에 나섰다. 수년 안에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력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소니, 파나소닉, 재팬디스플레이 등 일본 전자업체들은 민·관 공동투자펀드(INCJ)와 함께 내년 1월 OLED 패널 제조업체인 JOLED를 설립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합작사 지분은 INCJ가 75%, 재팬디스플레이 15%, 소니 5%, 파나소닉이 5%를 갖는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OLED 패널 연구개발(R&D) 인력과 기술, 양산 설비를 제공하고 INCJ와 재팬디스플레이는 자금을 댄다는 구상이다. 사실상 일본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한국의 OLED 기술을 따라잡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JOLED는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탑재될 중소형 OLED 패널 개발에 주력할 방침으로, 2016년 말께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도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 티앤마 등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R&D와 설비투자에 한창이다. BOE는 월 4000장 규모의 5.5세대(1300×1500㎜) OLED 생산라인을 갖추고 하반기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월 생산능력을 2만6000장으로 대폭 끌어올리는 증설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최근까지 LCD 시장에 주력해온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 OLED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플렉시블 디바이스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OLED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OLED 패널 가격이 2년 내에 LCD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져 OLED와 LCD가 디스플레이 주도권을 놓고 본격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와 OLED의 비중은 7 대 3 정도다.

세계 OLED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증설 등을 통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중소형 OLED 시장의 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OLED 공장(A3)을 건설 중이다. 내년 상반기 A3 라인을 가동하면 6세대(1500×1850㎜) 패널을 월 1만5000장 추가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5세대 기준으로 월 13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하는 파주공장 4.5세대(730×920㎜) 라인을 증설 중이다. 생산능력이 월 1만장에서 1만8000장으로 늘어나게 된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 중국정부가 OLED 지원에 나선 것은 향후 플렉시블 OLED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