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이근호 상주상무 선수가 난데없이 트랙터를 몰고 등장했다.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위드(with) 팀 박지성’에 출전한 이 선수는 경북 상주에서 트랙터를 몰고 다니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트랙터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이벤트는 국내 농기계 1위 기업 대동공업이 기획한 것이다. 대동공업은 지난 4월 K리그 상주상무와 스포츠 마케팅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엔 프로야구 엔씨다이노스 후원도 검토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기계 전문업체인 대동공업은 그동안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다. 대리점주에게 신제품을 발표하거나 농기계 전시회에 제품을 출품하는 정도였다. 국내 농기계 시장에서 유명 기업인 데다 농업이 성장 산업이 아니어서 굳이 브랜드를 홍보해야 할 이유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귀농 인구가 늘고 이들의 해외 농기계 선호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자 사정이 달라졌다. 농기계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성능 좋은 제품 개발과 함께 이미지 마케팅을 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 ‘2세 경영인’ 김준식 부회장이 지난해 5100억원 수준인 회사 매출을 2017년 1조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판매를 독려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설동욱 대동공업 마케팅팀장은 “귀농 2040세대 공략을 위한 역동적이고 젊은 이미지 구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