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NO"…강남에도 '영어만 쓰는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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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와서 잘 몰라서 그런데 메뉴 설명 좀 해주세요.” “파든 미(pardon me)?”
며칠 전 강남역의 한 피자전문 레스토랑을 찾은 정모씨(28)는 종업원이 대뜸 영어로 되물어 적잖이 당황했다. 정씨가 계속해서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나가려 하자 이 종업원은 한국어를 잘하는 다른 종업원을 불러 주문을 받게 했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레스토랑들이 늘고 있다. “미국 본토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한국인을 별로 배려하지 않은 식당”이라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강남역에 있는 ‘브릭오븐’이 대표적이다. 이 레스토랑은 치즈를 듬뿍 입히고, 소스도 풍부하게 넣은 뉴욕 스타일의 피자를 2만~4만원 정도에 판매한다. 특이한 점은 종업원 14명 중 10명이 미국 홍콩 대만 등에서 온 외국인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주문이 영어로 이뤄진다. 주문 전화도 영어로 받는다.
미국 동포인 유진호 사장은 주변에 거주하는 외국인 강사와 동포들을 겨냥해 2012년 초 이 레스토랑을 열었다. 초기에는 외국인과 동포들 위주로 입소문을 타다가 작년 말부터 블로그 등에서 자주 포스팅되면서 널리 알려졌고, 요즘엔 한국인 고객도 많이 늘었다.
처음부터 외국인과 동포들에 초점을 맞춘 탓에 영어를 사용하는 줄 모르고 찾아온 일부 고객은 영어로만 이뤄지는 의사소통 방식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유 사장은 “‘한국에서 왜 영어로 주문을 받느냐’는 내용의 항의전화가 종종 걸려온다”며 “한국인 종업원을 채용해 고객의 불편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완전히 해소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어로 소통이 되지 않는 고객 비중은 전체의 약 30%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이태원에서는 이미 브릭오븐과 비슷한 ‘한국 속 외국 레스토랑’들이 영업 중이다. 경리단길에 자리한 맥주집 ‘맥파이’를 방문했던 한 고객은 “영어주문 방식을 고수하는 레스토랑 사장들의 ‘고집’도 이해 못할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많은 손님이나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에겐 왠지 멀게 느껴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며칠 전 강남역의 한 피자전문 레스토랑을 찾은 정모씨(28)는 종업원이 대뜸 영어로 되물어 적잖이 당황했다. 정씨가 계속해서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나가려 하자 이 종업원은 한국어를 잘하는 다른 종업원을 불러 주문을 받게 했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레스토랑들이 늘고 있다. “미국 본토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한국인을 별로 배려하지 않은 식당”이라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강남역에 있는 ‘브릭오븐’이 대표적이다. 이 레스토랑은 치즈를 듬뿍 입히고, 소스도 풍부하게 넣은 뉴욕 스타일의 피자를 2만~4만원 정도에 판매한다. 특이한 점은 종업원 14명 중 10명이 미국 홍콩 대만 등에서 온 외국인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주문이 영어로 이뤄진다. 주문 전화도 영어로 받는다.
미국 동포인 유진호 사장은 주변에 거주하는 외국인 강사와 동포들을 겨냥해 2012년 초 이 레스토랑을 열었다. 초기에는 외국인과 동포들 위주로 입소문을 타다가 작년 말부터 블로그 등에서 자주 포스팅되면서 널리 알려졌고, 요즘엔 한국인 고객도 많이 늘었다.
처음부터 외국인과 동포들에 초점을 맞춘 탓에 영어를 사용하는 줄 모르고 찾아온 일부 고객은 영어로만 이뤄지는 의사소통 방식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유 사장은 “‘한국에서 왜 영어로 주문을 받느냐’는 내용의 항의전화가 종종 걸려온다”며 “한국인 종업원을 채용해 고객의 불편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완전히 해소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어로 소통이 되지 않는 고객 비중은 전체의 약 30%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이태원에서는 이미 브릭오븐과 비슷한 ‘한국 속 외국 레스토랑’들이 영업 중이다. 경리단길에 자리한 맥주집 ‘맥파이’를 방문했던 한 고객은 “영어주문 방식을 고수하는 레스토랑 사장들의 ‘고집’도 이해 못할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많은 손님이나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에겐 왠지 멀게 느껴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