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인더스파크 내 부동산중개업소에는 공장 임대 광고가 많이 붙어 있다. 인천상공회의소 제공
인천 남동인더스파크 내 부동산중개업소에는 공장 임대 광고가 많이 붙어 있다. 인천상공회의소 제공
11일 오후 인천 남동인더스파크(전 남동공단)에 있는 사출 생산업체 K사. 연면적 7000㎡ 규모인 이 공장은 기계와 부품을 공장 밖으로 빼내고 공장 칸막이 분리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회사 H사장은 “최근 남동인더스파크의 공장 임차 수요가 늘어나 공장을 임대하기 위해 공장 내부를 2000여㎡씩 세 개로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장을 빌려주기로 한 것은 경기 침체로 주문이 많이 줄어 생산라인을 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남동·시화공단 임차업체 몰린다
수도권의 대표적 공단인 남동·시화·반월공단은 최근 공장 임차 수요가 늘고 있다. 서울과 가깝고 물류와 인력 수급 등에서 다른 지역 공단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공장부지가 너무 비싼 데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과감한 투자를 꺼리는 것도 한 이유라는 것이 공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당수 기업은 공장부지를 매입하기보다는 기존 공장의 일부를 빌려 설비라인을 설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임차’로 불경기를 버티고 있다.

이달 초 기준으로 남동인더스파크와 경기 시흥시 시화공단, 안산시 반월공단의 입주 업체(임대사업자 포함) 대비 임차 공장 비중인 임차 비율은 각각 68%, 66%, 64.29%에 달했다. 이들 공단 모두 전국 평균 임차 비율(50%)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높다.

남동·시화공단 임차업체 몰린다
남동인더스파크는 2010년 입주 업체 6023개 가운데 임차 공장이 3819개로 임차 비율이 63.4%였다. 그러나 이달 초 기준으로 입주 업체는 7270개로 이 중 임차공장이 4946개(68%)다. 3년7개월 만에 임차 공장이 1125개나 늘어났다.

이 지역 자가 공장 가운데 일부는 공장 임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기 침체로 가동률이 떨어진 업체들이 공장을 쪼개 일부를 빌려주고 임대료 수입을 챙기는 것이다.

자금 여유가 있는 일부 업체와 사업자들은 부도가 난 공장 급매물과 경매에 나온 공장을 사들인 뒤 임대사업에 나서고 있다는 게 공단 내 부동산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남동·시화공단은 이달 초 기준으로 임대사업자가 각각 324개, 370개다. 공장 임대료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들 공단의 공장 매매가는 5년 전보다 10% 정도 오른 데 비해 임대료는 20% 이상 껑충 뛰었다. 현재 임대료는 3.3㎡당 3만원에서 3만5000원 선이라고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는 전했다.

인천·시화=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