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도 1500여명의 관광경찰이 있다. 태국보다 늦은 198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여경을 많이 배치한 게 특징이다. 인도에서는 퇴직 군인들을 많이 쓴다. 스페인과 터키, 그리스, 이집트,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멋진 관광경찰을 자주 볼 수 있다. 러시아도 지난달 100여명의 관광경찰을 뽑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관광경찰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외국어에 능통한 경찰관과 의경 101명이 명동, 이태원, 동대문, 인사동, 홍대입구, 시청·청계천, 남대문 등 7곳을 매일 도는 방식이다. 각자 영어·중국어·일본어 중 특기 언어를 상징하는 뱃지를 재킷에 부착해 언어권별 서비스를 펼친다. 지난달에는 부산(35명)과 인천(24명)에서도 관광경찰대가 출범했다.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해수욕장, 자갈치시장 등 3곳, 인천공항과 송도, 차이나타운 등 3곳이 대상이다.
이들의 제복은 멋지다. 여름엔 하얀 긴소매 셔츠와 짙푸른 바지, 흰 중절모(페도라) 차림이다. 2시간마다 교대하며 옷을 말리고 다림질까지 새로 한다. 겨울엔 짙푸른 코트에 베레모, 검정 선글라스의 또 다른 멋쟁이로 변신한다. 가수 싸이의 뉴욕 공연 의상을 만든 김서룡 씨가 재능기부로 디자인했다고 한다.
이들의 활약으로 서울에서만 관광불편 신고가 8.6% 정도 줄었다. 바가지 요금 문제로 시끄러웠던 콜밴 관련 신고는 37.5%, 여행사 관련 신고는 52.8%나 감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217만명을 넘었고 올해는 1400만명을 바라본다니 이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경찰청 소속은 아니지만 제주도의 기마경찰대도 올레길과 숲길 등 주요 관광지를 돌며 관광경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내친김에 관광경찰 자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모색해 볼 만하다. 그러면 외래관광객의 3년 내 재방문 의사 비율(39%)도 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