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株)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로 시작된 지난 2분기 실적 시즌이 막바지 국면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경기불확실성과 원·달러 환율 이슈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실적 불확실성의 정점은 통과했다는 평가다.

◆ 여의도 증권가 실적전망 잇따라 '실패'…절반 가까이 예상치 웃돌아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가운데 166곳이 2분기 실적을 내놨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매출액은 66%의 기업이 당초 예상치에 부합(-5%~+5% 괴리율)한 것으로 조사됐고, 영업이익의 경우 예상치에 부합한 기업 수(28.2%)보다 '깜짝 실적 또는 쇼크(10% 이상 상회)'를 기록한 비율(54.5%)이 두 배 정도 높았다.

전체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증권업계 예상 실적 수준을 벗어났다는 얘기다. 여의도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이로써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실적 전망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또 한번 잃고 말았다.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은 "2분기 실적 시즌에 예상치를 웃돈 종목 비율은 매출액 기준 33%, 영업이익 기준 44.5%"라며 "절반 가까이가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실적 서프라이즈 비율(21.8%)이 쇼크비율(32.7%)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1분기 당시 이 비율은 각각 14.3%와 40.6%에 달했다는 것. 대신증권은 "이렇게 전분기 실적 시즌과 비교하면 2분기엔 뚜렷한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 종목이 많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조선주 빼면 1분기와 비슷한 수준"…턴어라운드 종목 위주로 접근해야

이번 실적 시즌이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은 주된 이유는 조선주(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를 제외하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까지 제외하면 예상치와 괴리율은 각각 매출액 -1.17%, 영업이익 +0.74%에 불과한데다 '플러스 반전'의 결과가 나온다는 설명. 삼성전자와 조선주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에서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앞으로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익 전망치의 턴어라운드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 위주로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먼저 3분기 실적 개선주로 모두투어, 심텍, OCI머티리얼즈, CJ제일제당, LG이노텍 등을 꼽았다.

이 증권사는 "업종 내 실적 개선 기업 비율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금융업이, 전분기 대비로는 필수소비재가 가장 높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2분기 실적을 내놓은 곳들 가운데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기대치)가 모두 존재하는 119곳을 대상으로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들을 선별해 본 결과, 모두투어 심텍 OCI머티리얼즈 CJ제일제당 LG이노텍 등이 투자 시 유효할 것"이라고 권했다.

이들 종목은 2분기 실적 잠정치와 확정치가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고, 3분기 이익 전망치가 전년 동기 대비와 전기 대비 모두 개선 그리고 연초 대비 주가상승률이 70% 미만인 종목들이다.

대신증권 시장전략팀 이경민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이 턴어라운드의 계기가 된 업종들 대부분이 정책과 중국 모멘텀(동력)에 민감하다"면서 "금융(은행, 증권), 건설, 철강, 기계, 정보기술(IT)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