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구원투수' 영입…총괄회장 최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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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1위 이끈 야전사령관…생산부문 진두지휘
이재성 회장 현직 유지
이재성 회장 현직 유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영업손실을 낸 현대중공업이 12일 최길선 전 대표이사 사장(68)을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으로 선임했다. 회사 사정에 밝은 구원 투수를 영입해 단시일 내 경영을 정상화하려는 취지다.
최 신임 회장은 공식적인 취임식 없이 이날부터 울산 본사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2분기 조선·해양·플랜트 3개 부문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본 데 따른 비상경영 체제의 일환”이라며 “어려움에 처한 생산 부문을 일으킬 경험자를 영입한 것”이라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은 현직을 유지한다. 회사 측은 이 회장이 모든 사업을 총괄하고 최 신임 회장은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을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산 부문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임명된 만큼 원래 재무통이었던 이 회장의 역할은 재무·기획 등으로 국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1등 한국 조선업 이끈 인물
전북 군산 출신인 최 신임 회장은 업계에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조선 전문가다. 1972년 현대중공업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12년 만에 임원으로 임명됐다. 1997년 현대삼호중공업(옛 한라중공업) 사장, 2001년 현대중공업 사장, 2004년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지냈고 2005년 12월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재임명돼 2009년 11월까지 일했다. 이후에는 관동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한국플랜트산업협회장으로도 재직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하면 곧 단단한 체구의 ‘최길선’이 떠오를 정도”라며 “한국 조선업의 역사를 이끌어온 사람 중 하나”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국내 최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세계 최초 선박 육상건조 방식 도입 등을 추진하며 2000년대 한국 조선업이 세계 1등으로 떠오르는 데 기여했다.
2009년 조선업 불황이 시작되고 그의 재임기간에 투자한 군산 조선소에 일감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자 그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 당시 그의 밑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던 사람이 이 회장이다. 그는 최 신임 회장의 입사 3년 후배다.
◆경영정상화가 당면 과제
갑작스러운 인사는 현대중공업이 처한 상황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회사는 2분기에 매출 12조8115억원, 영업손실 1조1037억원을 기록했다. 손익은 최악의 상황으로 악화됐고 매출도 2.1% 감소했다.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낸 원인으로는 플랜트 저가 수주가 첫 번째로 꼽힌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등에서 수주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향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자 5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규모 플랜트 수주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3분기에도 실적 호전을 장담할 수 없다. 최 신임 회장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회사 관계자는 “최 신임 회장이 최고의 현장 전문가인 만큼 수익성 위주로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회사 분위기를 일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최 신임 회장은 공식적인 취임식 없이 이날부터 울산 본사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2분기 조선·해양·플랜트 3개 부문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본 데 따른 비상경영 체제의 일환”이라며 “어려움에 처한 생산 부문을 일으킬 경험자를 영입한 것”이라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은 현직을 유지한다. 회사 측은 이 회장이 모든 사업을 총괄하고 최 신임 회장은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을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산 부문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임명된 만큼 원래 재무통이었던 이 회장의 역할은 재무·기획 등으로 국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1등 한국 조선업 이끈 인물
전북 군산 출신인 최 신임 회장은 업계에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조선 전문가다. 1972년 현대중공업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12년 만에 임원으로 임명됐다. 1997년 현대삼호중공업(옛 한라중공업) 사장, 2001년 현대중공업 사장, 2004년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지냈고 2005년 12월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재임명돼 2009년 11월까지 일했다. 이후에는 관동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한국플랜트산업협회장으로도 재직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하면 곧 단단한 체구의 ‘최길선’이 떠오를 정도”라며 “한국 조선업의 역사를 이끌어온 사람 중 하나”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국내 최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세계 최초 선박 육상건조 방식 도입 등을 추진하며 2000년대 한국 조선업이 세계 1등으로 떠오르는 데 기여했다.
2009년 조선업 불황이 시작되고 그의 재임기간에 투자한 군산 조선소에 일감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자 그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 당시 그의 밑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던 사람이 이 회장이다. 그는 최 신임 회장의 입사 3년 후배다.
◆경영정상화가 당면 과제
갑작스러운 인사는 현대중공업이 처한 상황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회사는 2분기에 매출 12조8115억원, 영업손실 1조1037억원을 기록했다. 손익은 최악의 상황으로 악화됐고 매출도 2.1% 감소했다.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낸 원인으로는 플랜트 저가 수주가 첫 번째로 꼽힌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등에서 수주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향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자 5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규모 플랜트 수주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3분기에도 실적 호전을 장담할 수 없다. 최 신임 회장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회사 관계자는 “최 신임 회장이 최고의 현장 전문가인 만큼 수익성 위주로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회사 분위기를 일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