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어 서비스산업 활성화대책을 내놨다. 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교육, 물류 등을 7개 유망산업으로 정해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기 내각이 매진해온 내수 확대와 고용률 70% 달성이란 국정목표를 염두에 둔 드라이브정책으로 읽힌다.

서비스산업의 현안이 망라됐다 할 정도로 많은 방안이 제시됐다. 물론 새로 나온 방안도 있지만 해묵은 레퍼토리도 눈에 띈다. 투자개방형(영리) 병원 문제만 해도 그렇다. 영리병원을 제주도에 설립토록 하겠다고 한 게 이명박 정부 때였다. 그러나 제주도의 반대로 한 번, 보건복지부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또 한 번 무산됐었다. 최근 신청이 들어온 중국병원의 제주도 진출에도 어떤 걸림돌이 돌출할지 모른다. 이런 현안들은 대부분 진작에 점검해 풀었어야 할 묵은 과제다. 장기간 논란이었던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문제도 그랬더라면 벌써 결론났을 것이다.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안건만 내놓을 뿐, 중간 점검이 없으니 성과도 자연 부실하다. 관료주의나 타성적 행정에 따른 결과로도 보인다. 서비스정책이 현 정부 들어 벌써 세 번째, MB정부 때부터 치면 열 번째 되풀이되는 배경이다. ‘15조원 투자’ ‘18만명 일자리 창출’ 같은 목표치가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도 그래서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정책회의는 점검회의, 확인회의가 돼야 한다. 다행히 이번 회의에서는 그런 변화의 기류가 보인다. 외형 숫자보다는 이전 정부서부터 추진해온 서비스 육성방안 중 안 된 것들을 매듭짓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내놓으려 한 의지가 보인다. 옳은 방향이다. 실현성은 도외시한 채 아젠다만 백화점식으로 잔뜩 늘어놔봤자 소용없다. 정부가 역점을 둔 정책이 국회의 입법과정에선 어떤 난관이 있으며, 지자체에선 어떻게 부딪치고, 민간의 이해당사자들과는 어떻게 충돌하는지 하나하나 점검해 일을 진전시키는 게 중요하다. 규제개혁점검회의, 재정전략회의 등 대통령이 주재하는 정책회의 모두 이런 방식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힘이 실리고 성과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