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현 중소기업부 기자) 미국의 한 의료기기 벤처가 무선 리모컨으로 피임 기능을 끄고 켤 수 있는 체내이식형 ‘피임 칩’을 개발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렉싱턴에 있는 마이크로칩스라는 기업이 만든 이 칩은 몸에 이식하면 최대 16년까지 피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크기는 가로 20㎜, 높이 7㎜이며 엉덩이나 어깨에서 팔꿈치 사이 팔, 복부 등의 피부 아래 이식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이 기기는 기존 피임약에서 사용되는 호르몬인 레보노르게스트렐을 하루에 30마이크로그램씩 투여합니다. 내부에는 작은 호르몬 저장공간이 있는데 약 16년 분량의 호르몬이 채워져 있습니다. 이 저장공간은 티타늄과 백금으로 돼 있습니다.

리모콘으로 내부 베터리로 전류를 흘려주면 레보노르게스트렐이 순간적으로 녹아 매일 작은 양의 호르몬이 몸 속에 퍼지는 원리입니다. 임신을 원하면 원격으로 피임 기능을 끄면 됩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피임기구는 지속기간이 5년을 넘지 못한다고 하니 지속력 부문에서는 혁신을 이룬 것은 틀림 없습니다.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이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와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칩을 암호화하는 것도 과제라고 합니다.

마이크로칩스는 미국에서 내년께 사전 임상 시험을 시작하고, 2018년까지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과거 피임기구의 개발이 산업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 칩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