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 한 달여 만에 올해 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반납했다.

롤러코스터 탄 SK하이닉스
13일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5% 오른 4만3900원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최근 급락에 대한 기술적 반등일 뿐 추세적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8일 사상 최고가(5만1900원)를 낸 이후 한 달여 동안 주가가 15.4% 떨어졌다. 올 들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까지 상승분(1만5100원)의 52.9%가 한 달여 만에 증발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 부진은 성장성 둔화 우려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1조838억원으로 2분기 연속 1조원대를 달성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도 1조2516억원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 수요 둔화 때문에 앞으로 실적 성장률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분기별 영업이익을 꾸준히 1조원 이상 낼 수 있는 안정적인 회사라는 점을 입증하기 전까지는 주가가 크게 상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현 주가보다 낮은 4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실질적으로 매도 의견이다. 아이엠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사상 최고가보다 낮은 5만원으로 책정했다.

같은 그룹 소속인 SK C&C가 메모리 반도체 모듈(조립·유통) 사업에 진출하면 SK하이닉스 내부에서 해오던 모듈 작업이 SK C&C로 넘어가 마진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영향을 줬다. SK하이닉스 측은 “두 회사의 사업 영역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