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대기업에 의존해 왔던 수출전선에서 최근 중소·중견기업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경 보도에 따르면 매년 평균 2000개의 중소·중견기업이 새로 수출에 뛰어들면서 지난해 모두 8만9932개의 중소·중견기업이 해외시장에 물건을 팔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이후 매년 높아져 지난해 32.8%에서 올 상반기에는 33.5%까지 올라갔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증가율도 올 상반기 5.2%로 대기업(0.9%)을 크게 앞질렀다. 중소·중견기업이 수출에서 대기업에 버금가는 위치까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이 수출시장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기법을 채택한 현지 중심의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확대에 따른 관세 인하,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소·중견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불확실성과 위험이 상존하는 해외시장이지만 어떻게든 개척하고 말겠다는 불굴의 의지가 이들을 수출전사로 키웠다고 봐야할 것이다.

내수부양이 요즘 화두다. 그러나 인구 5000만명 정도의 작은 국내 시장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이야말로 한국의 지속 성장을 가능케 하는 거의 유일한 돌파구다. 그런 점에서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는 중소·중견기업들에는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동반성장이나 중기적합업종과 같은 보호 울타리나 요구하며 안주하려는 기업에 비하면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다.

세상은 넓고 시장도 넓다. 비좁은 국내 시장에서 밥그릇싸움이나 하다가는 모두가 공멸하고 말지도 모른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다.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무조건 중소기업이라면 가리지 않고 지원부터 할 게 아니라 수출기업들에 좀 더 많은 자원을 집중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