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자만화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
“한국 웹툰은 세계 만화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줍니다. 미래 세대 독자들은 책이나 잡지 같은 지면 매체보다는 스마트폰과 아이패드가 더 익숙하기 때문에 만화를 웹툰처럼 소비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겁니다.”

악셀 알론소 마블코믹스 편집장(50·사진)은 14일 경기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계 미국인 아내와 방한한 그는 2000년부터 마블코믹스에서 일하고 있다. 1939년 설립된 마블코믹스는 아이언맨, 헐크, 스파이더맨, 엑스맨, 캡틴아메리카 등 슈퍼영웅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DC코믹스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만화출판사다.

그는 마블코믹스가 최근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한 요인으로 우선 디지털 만화의 성장을 꼽았다. 알론소는 “최근 파키스탄 출신의 미국 여성이 주인공인 만화 ‘미즈 마블’를 디지털 만화로 내놓았는데 20만부가 팔렸다”며 “종이 만화 판매량의 두 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요인으론 ‘다양성’을 꼽았다.

“마블코믹스가 1980~1990년대 침체기를 겪었던 이유는 다양성이 결여됐기 때문입니다.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해 독자에게 신뢰를 잃어버렸거든요. 당시의 경험은 큰 교훈이 됐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주인공을 흑인으로 바꾼 것과 번개의 신 ‘토르’의 캐릭터를 여성으로 바꾸기로 한 것도 모두 다양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시리즈를 성공시킨 그는 “직원을 뽑을 때도 다양성을 우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가 오기 전까지 여성 편집인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5명이나 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출신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합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