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노선 29개역→12개노선 228개역으로 늘어
하루 300만명 태우고 11만㎞ '지구 세 바퀴'
수도권 전철은 서울시를 단핵도시에서 수도권 어디에 살든 출퇴근이 가능한 다핵도시권으로 만들기 위해 1971년 건설 계획을 수립해 3년 만에 첫 운행을 시작했다. 1호선 서울역~청량리 구간(총연장 7.8㎞)을 시작으로 2009년 9호선이 개통되면서 전철은 서울을 넘어 수도권을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묶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도권 전철 중 지하철은 모두 9개 노선이다. 지하철 1·2·3·4호선은 코레일과 서울메트로, 5·6·7·8호선은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운영한다. 9호선은 (주)서울시메트로9호선이 관리한다.
◆‘철컹, 철컹’ 개찰구의 추억
1974년 개통 때부터 1986년까지 수도권 전철 승차권은 출발역과 도착역, 요금이 인쇄된 ‘에드몬슨식’ 승차권이었다. 1836년 영국의 밀턴 역장이었던 에드몬슨은 승차권과 발권기를 개발한 사람이다. 매표소에서 목적지를 말하면 해당 칸에서 승차권을 꺼내 날짜를 찍어 건네주고, 개찰구에서 역무원이 개표 가위로 승차권의 한 쪽을 오려주는 방식으로, 당시에는 기차역은 물론이고 지하철역 개찰구에서 개표 가위의 ‘철컹, 철컹’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986년 9월 마그네틱 승차권이 등장했다. 승차권에 전산 정보 입력이 가능해지면서 승차권이 1일권, 왕복권, 정액권, 정기권 등으로 다양해졌다. 특히 정기권은 전철로 통학하는 학생이나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게 필수품이었다.
10여년간 시민들의 지갑 한 구석을 차지했던 마그네틱 승차권 자리는 2004년부터 교통카드가 대신했다. 지금과 같이 버스, 지하철 환승이 가능한 교통카드 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2007년이다. 2013년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하루 평균 대중교통 이용객은 1099만7000명으로 이 중 교통카드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1.1%에 불과했다. ◆하루 300만명 ‘지구 2.7바퀴’
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 전철은 경부선(서울~수원), 경인선(구로~인천), 경원선(청량리~성북) 3개 노선 29개역, 운행거리 74.1㎞로 시작했다. 40년이 지난 현재 수도권 전철은 경부선, 경인선, 경원선 연장과 함께 안산선(1988년 10월 개통), 과천선(1993년 1월), 분당선(1994년 9월), 일산선(1996년 1월), 중앙선(2005년 12월), 장항선(2008년 12월), 경의선(2009년 7월), 경춘선(2010년 12월) 등 12개 노선 228개역으로 늘었다.
운행거리는 523.3㎞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신분당선, 인천공항철도 등을 포함하면 수도권 철도 총연장은 955㎞다.
하루 운행 횟수는 개통 당시 215회에서 현재 2454회로 약 11배 늘었다. 운행 거리는 하루 10만9223㎞로, 지구를 매일 2.7바퀴 도는 것과 같다.
하루 평균 이용객 수도 40년 전 20만명에서 현재 300만명으로 약 15배 늘었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은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으로, 하루 이용객이 11만2191명에 달한다. 반면 이용객이 적은 역은 경춘선 신내역(464명), 백양리역(491명), 중앙선 신원역(511명) 등이다.
◆정시모드에서 안전모드로
1970~1990년대 전철 운행의 최대 주안점은 ‘정시 운행’이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그동안 열차 운행 중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이용객 불편을 고려해 운행에 지장이 없는 한 응급조치 후 관제실 승인 아래 열차를 운행해왔다. 그 결과 2011년 코레일의 정시운행률은 99.11%, 2012년 99.22%, 2013년 99.6%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세월호 참사와 잇따른 열차 사고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수도권 전철의 운영 방침은 정시모드에서 ‘안전모드’로 바뀌었다. 운행 중 작은 이상이 발견되면 곧바로 운행을 중지하고 고객을 환승시킨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엔진, 센서 등 기계장치 이상 외에 운행을 정지시키는 주요 원인은 출입문이다. 하루 11만㎞를 운행하는 동안 출입문이 열리고 닫히는 횟수는 무려 267만회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