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작가 한창훈은 2010년《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를 펴내 많은 사람이 바다로 달려가도록 만들었다. 바다를 그저 물가라고 생각하거나 물고기라고는 횟감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바다의 참맛을 알려줬다. 그가 개정판인《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와 함께 신작《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를 냈다.

그의 곁엔 항상 바다와 물고기와 소주가 있다. 지구에서 함께 사는 3000만종의 물고기를 다 헤아리지는 못해도 우리가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생선들을 살펴보고 다시 소주잔을 기울인다. 대개 즐겁고 기쁜 사람은 바닷가에서 홀로 술을 마시지 않는다. 인생이 허기지고 힘든 사람들이 바다로 간다. 그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때론 감칠맛 있게 풀어낸 글솜씨에 문득 소주가 당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