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임금협상 과정에서 결국 파업을 결의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기간이 끝나면 오는 22일부터 실제로 파업이 가능해진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달라는 것이 이유다. 정기성 고정성 일률성이 있다면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래, 이 문제는 노동계의 최대 이슈가 됐다. 한국GM과 쌍용자동차가 별도 소송에 따른 법원 판단을 받아들여 통상임금에 포함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경우는 다소 다르다. 무엇보다 2012년 노사가 통상임금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키로 합의했었다. 대법원 판단이 원칙에 관한 것이어서 실제 지급기준은 회사마다 사정이 다를 수도 있다. 현재 진행중인 법원 판결을 보자는 사측 주장에 타당성이 있는 것이다. 더구나 노조는 기본급과 성과급 등 임단협의 기본적인 문제는 제쳐둔 채 통상임금에만 주력하면서 파업 수순으로 가고 있다.

통상임금은 현대차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부품업체들까지 포함해 고비용저효율 구조 속에 원화강세로 고전하는 자동차업체 전체에 영향이 미치는 사안이다. 현대자동차도 노사가 힘겨루기를 할 한가한 처지가 못 된다. 미국에서 최근 한 달 새 130만대의 리콜이 있었다. 리콜조치가 느리다고 180억원의 과징금도 맞았다. 국내에선 싼타페의 연비 과장으로 소비자들에게 보상해야 한다. 외제차들에 대한 중국의 반독점 가격 규제가 현대차에도 예외가 아닐 것이란 분석도 있다. 2분기 실적이 13.3%나 떨어진 것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터에 나온 우울한 소식들이다.

이런 형편에 파업을 감행하고도 글로벌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을까. 아니, 살아남기는 할 것인가. 정치구호가 넘치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일에 맞춰진 시점도 파업 동기를 의심케 할 만하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무파업을 이끌었던 이경훈 노조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