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실수요자 85% "집값 안 떨어질 것"
‘밝아진 부동산 시장 전망에 주택 구입 계획을 본격화하는 실수요자들.’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114와 공동으로 최근 실시한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이후 시장 전망’ 설문조사는 이같이 요약된다.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청약제도 개선 등을 담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7·24 경제정책방향’이 주택 실수요자들에게 일단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금융부채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담보인정비율(LTV·주택가격 대비 대출액 비율) 완화로 금융권 대출이 쉬워지고 저리의 정책금융(디딤돌대출)이 늘어난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유주택자 ‘갈아타기 수요’ 많아져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으로 집값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의 이번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470명 중 35.9%는 올 하반기 ‘집값이 소폭(1~3%)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수준(-1~1% 미만) 유지’(35.1%), ‘3% 이상 상승’(14.5%)까지 포함하면 85.5%(402명)는 집값이 안정·상승세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사이 집을 살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55.1%(259명) 중 3분의 2는 신규 분양 대신 기존 주택을 사겠다고 답했다. 나머지 3분의 1은 새 아파트를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선호하는 주거 형태로는 옛 32평형에 해당하는 전용 84㎡ 아파트(응답자의 50%)가 가장 많았다. 전용 59㎡ 소형 아파트는 20% 선이었다. 주택 구입을 계획하게 된 배경으로는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라는 응답이 91%를 넘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30~50대 중·장년층 기혼자 참여율이 높았고 응답자의 58%가 유주택자란 점이 특징이었다”며 “실거주 목적으로 지역을 옮기거나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 실수요자 85% "집값 안 떨어질 것"
○집 구입의 최대 변수는 집값 움직임

주택 수요자들은 집을 사는 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 집값 수준(32.1%)을 꼽았다. 이어 부동산 및 전반적인 경기 전망(30.8%)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이 많았다. 이에 반해 지금의 소득(연봉) 수준 등은 집 구입을 결정하는 데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주택 구입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이 주택 구입 때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의미다.

당분간 집을 사지 않겠다는 응답은 44.9%(211명)였다. 특히 미혼자 중 52.3%가 주택 구입을 망설였다. 주택 구입에 부정적인 응답자들은 도심 역세권이나 대중교통 인프라가 갖춰진 외곽 지역의 전셋집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에 무주택자일수록 집값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비율이 높았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누그러지면서 무주택자들도 전셋집과 내 집 마련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지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2~3개월간 주택 거래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신규 분양 아파트가 워낙 많고 다주택자들은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기존 주택 거래가 증가해도 가격 상승폭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