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윤정 남편' 도경완 아나운서의 카니발 시승기
9인승 4열 좌석, 실내공간 넓어
통풍시트·어라운드뷰 옵션 빵빵
202마력 디젤 엔진, 가속력 만족
‘아빠가 가르쳐 준 세상.’
지난 5월 처음 접한 기아차의 3세대 신형 카니발 광고 카피다. 평소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문구였지만 이번엔 달랐다. 아내 배 속에서 세상에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꼼꼼이’를 위해 어떤 아빠가 될지 늘 고민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멋진 디자인의 유혹
평소 타던 소형 세단을 바꿀 때도 됐고, 가족을 위해 SUV나 미니밴에도 관심을 갖던 참이었다. 기아차 전시장에서 본 신형 카니발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세련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과감하게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꼼꼼이가 태어난 후 얼마 뒤인 지난 7월초 우리 가족의 첫 차인 카니발을 받으러 갔다. 다소 투박한 기존 미니밴들과 달리 외관이 고급스러운 게 마음에 들었다. 카니발을 몰고 다니다가 길에서 신형 카니발을 마주칠 때면 ‘저 차 주인도 나처럼 예쁜 차를 샀다며 흐뭇해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2세대 카니발을 타 볼 기회도 많았는데 신형 카니발은 역동적이고 날렵한 모양새가 2세대와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이동하기 편한 좌석 배치
미니밴을 구입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실내 공간이 넓다는 점이다. 특히 마음에 드는 점은 기존 카니발과 다른 좌석 배치다. 2세대 9인승 모델은 운전석이 있는 1열부터 3열까지 좌석이 모두 세 개씩이었다. 차 안에서 이동하기가 다소 불편했다. 하지만 이번에 구입한 3세대 카니발 9인승은 좌석 배치가 4열로 늘어났고, 1열부터 3열까지는 좌석이 두 개씩, 마지막 4열에 세 개 좌석을 배치했다. 실내 가운데에 통로가 있어 앞뒤로 오가기가 굉장히 쉬워졌다. 또 1열부터 3열까지가 독립 의자여서 편안하게 탈 수 있다.
세단 못지 않은 운전석
신형 카니발을 운전하면서 만족한 부분은 운전석이 세단 못지 않게 편안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각종 기능을 조절하는 스위치가 운전석 주위에 적절히 배치돼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통풍 기능이 있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쾌적하게 운전할 수 있다. 천장에 일렬로 설치된 두 개의 선루프도 운전석에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이전 모델에서 의자가 있던 자리인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에는 대형 수납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예전 승용차를 운전할 때 팔걸이에 오른팔을 올려두고 운전하던 습관이 있던 터라 수납함에 팔을 올려놓을 수 있어서 아주 편하게 느껴졌다.
큰 덩치, 그러나 강력한 주행 성능
덩치 큰 미니밴이지만 소형차만큼 날렵하고 민첩한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최대 출력 202마력의 2.2L 디젤 엔진이 내뿜는 가속력은 시내 도로나 고속도로를 달릴 때 전혀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다. 코너를 돌 때도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도로에 착 달라붙는 느낌을 준다.
내년 7월부터 시행 예정인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6’를 미리 적용했다는 점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현행 기준인 유로5보다 이산화탄소 등 배출가스를 30% 이상 줄이는 수준이라고 한다. 2세가 태어나다 보니 아들에게 ‘환경에 신경쓰는 아빠’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디젤차, 그것도 미니밴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하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수입 디젤 세단들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큰 이유가 좋은 연비와 주행 성능에 정숙성까지 갖춰서라고 하는데, 신형 카니발은 이런 수입 디젤차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듯싶다.
운전석에서 차량 외부를 본다
다양한 편의사양들이 있지만 꼭 소개하고 싶은 게 두 가지다. 첫째는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차량 외부 360도를 모두 볼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차가 워낙 크다 보니 좁은 공간에서 운전할 때 아무래도 조심스럽기 마련인데, 어라운드 뷰 시스템은 이런 걱정을 덜어줄 만큼 자세한 화면을 보여준다.
옵션으로 선택한 텔레매틱스 시스템 ‘유보(UVO)’는 무더운 여름날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으로 미리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켜 놓을 수 있어 굉장히 유용하게 쓰고 있다.
한 달 이상 몰아 보니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내 운전 습관이 거칠고 시내 주행이 많은 탓인지 실제 연비가 공인연비 11.5㎞/L에 조금 못 미쳤다. 세 번째 열의 시트 크기를 두 번째보다 작게 만든 것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느껴졌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신형 카니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자녀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 이 세상의 모든 ‘아빠’들에게 카니발을 감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