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삼성SDI 사장(왼쪽)과 차오런셴 선그로 사장이 지난 14일 중국 허베이에서 합자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박상진 삼성SDI 사장(왼쪽)과 차오런셴 선그로 사장이 지난 14일 중국 허베이에서 합자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중국 회사와 손잡고 현지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및 판매 법인을 만든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친환경 드라이브’에 발맞춰 빠르게 커지고 있는 중국 내 ESS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과 태양광 인버터를 만드는 중국 선그로의 차오런셴 사장은 지난 14일 중국 허베이에서 두 회사 간 합자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합작법인은 중국에서 ESS 개발, 생산, 판매를 맡게 된다. 세계 2차전지 회사 중 중국에 ESS 생산법인을 세우는 건 삼성SDI가 처음이다. 삼성SDI는 내년 4월 중국 시안에 준공될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만들고 이를 새로 설립하는 합자회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합자회사는 이를 ESS 모듈로 만들어 판매하게 된다. 생산공장 위치는 내년 초 결정될 예정이다.

ESS는 대용량 전기를 저장하고 사용할 수 있는 2차전지다. 주로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저장했다가 가정이나 회사 등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고층 건물에서 밤 시간 등 전기요금이 쌀 때 저장해 놨다가 전기요금이 비싸지는 낮 시간대에 쓸 수도 있다. 일본에선 가정에서도 많이 쓴다.

대형 ESS는 아직까지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많은 양의 전기를 넣었다 뺐다 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많았다. 그러나 2차전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문제가 해결됐고, 시장도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올해보다 20배 넘게 커질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 ESS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구가 많은 데다 정부가 전기 절약과 친환경 발전 확대를 위해 ESS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어 시장 비중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삼성SDI는 지난 4월 일본 니치콘과 1조원 규모의 ESS 수출 계약을 맺는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ESS는 친환경 발전 시대의 핵심 부품”이라며 “미래 먹거리로 꾸준히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