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17일 오전 11시16분

[마켓인사이트] 獨콘티, 5600억 미확정채권 매각…팬오션 M&A 큰 짐 덜었다
팬오션의 거래처인 독일 콘티가 팬오션으로부터 받을 56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제3자에게 매각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팬오션이 매각될 경우 주요 걸림돌로 꼽혀오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이 나온다.

콘티는 5억5000만달러(5651억원) 규모의 팬오션 용선대여료(선박을 빌려 쓴 사용료) 체납 채권을 도이체방크와 홍콩계 SC로위에 매각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할인율은 60~70% 수준으로 2000억원 안팎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콘티의 채권 매각으로 팬오션 매각도 힘을 얻을 것으로 투자은행(IB)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법정관리 중인 기업의 미확정채권 규모가 클 경우 기업이 갚아야 할 금액과 매각 가격 산정이 힘들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놓기가 어려워지는 게 일반적이다. 콘티는 팬오션의 최대 미확정채권자였다.

콘티로부터 팬오션 채권을 매입한 도이체방크와 SC로위는 향후 팬오션 경영권 매각시 다양한 이익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일부를 현금으로 일시에 상환받을 수 있는 데다 나머지 채권이 출자전환될 경우 시세 차익을 노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역대 법정관리 최대 매물이었던 진로가 2005년 하이트에 3조4000억원에 매각될 당시 외국계 IB들은 같은 방식으로 큰 수익을 거뒀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직 미확정채권이 더 남아있긴 하지만 회생계획안에 따라 확정된 채권의 67%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채권 총액은 1조2000억~1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팬오션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매각작업은 다음달께 매각공고를 시작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