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처음처럼' 신화 우리가 만든다…수도권으로 모여든 지역구 소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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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 소주 무료 제공
"대형마트서도 판매" 강조
저도주에 믹싱주 전략까지
"대형마트서도 판매" 강조
저도주에 믹싱주 전략까지
부산과 경남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무학의 영업사원들은 최근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판촉 활동을 부쩍 늘리고 있다. 이들은 강남역 주변 주점을 돌며 “참이슬과 처음처럼 대신 ‘좋은데이’를 마셔 보라”며 무료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인근 영동시장 일대에선 좋은데이를 마시면 헛개나무 숙취해소제를 주는 행사도 벌였다. 최재호 무학 회장은 잠원동 서울사무소를 수시로 찾아 영업사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올 4분기 수도권 본격 진출을 앞두고 전략을 세우기 위해 테스트 차원에서 마케팅을 펴고 있다”며 “수도권 시장을 공략해 현재 14%대인 무학의 전국 소주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 등 수도권 공략에 나선 지방 소주회사는 무학만이 아니다. 대구·경북의 금복주, 광주·전남의 보해양조, 대전·충남의 더맥키스컴퍼니(옛 선양) 등도 수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지역에서 1위를 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으며, 전체 소주 중 40% 이상을 소비하는 수도권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금복주는 최근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금복주는 광고를 통해 ‘참소주’가 좋은 제품이라는 점보다는 ‘이마트 등 전국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국구 소주’라는 점을 강조해 수도권 진출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보해양조는 저도주 ‘아홉시반’을 출시했다. 기존 ‘잎새주’로는 지역을 공략하고 아홉시반은 전국구 제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보해양조는 ‘아홉시반 주(酒)립대학’이라는 웹페이지를 만드는 등 재미있는 마케팅으로 젊은층을 파고 들고 있다. 더맥키스컴퍼니는 자사 대표 제품 ‘린’ 등 일반 소주로는 수도권 공략이 어렵다고 보고 ‘맥키스’라는 21도짜리 술을 내놨다. 이 회사는 맥키스를 음료나 맥주 등과 섞어서 마시는 믹싱주로 밀고 있다.
지역 소주업체들은 올해가 수도권 진출의 적기라고 보고 있다. 1, 2위 브랜드인 참이슬과 처음처럼을 만드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맥주 시장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지난 4월 ‘뉴하이트’와 ‘클라우드’를 차례로 출시하며 맥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 시장 점유율을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등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이마트는 서울과 수도권 점포의 지역소주 매출 비중이 지난해 3.1%에서 올해 1~8월 3.6%로 소폭 높아졌다고 전했다. 김진건 이마트 주류 담당 바이어는 “전국적으로 소주 구성비가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 점포의 지방 소주 매출 비중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방 소주업체들은 처음처럼의 성공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처음처럼은 강원 지방을 기반으로 한 ‘경월소주’가 모태였다. 1993년 두산그룹이 경월을 인수한 뒤 이듬해 ‘그린소주’를 출시하며 수도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두산경월은 2001년 ‘산’에 이어 2006년 처음처럼을 내놓으면서 전국구 소주회사로 자리잡았다. 회사가 롯데에 넘어간 현재도 처음처럼은 강원도보다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더 많이 팔리고 있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지방 소주업체들의 서울 공략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주류업계 전문가는 “수도권 유통망을 뚫기 위해서는 막대한 영업비용이 필요하다”며 “수년간 많은 이익을 내온 무학을 제외하면 다른 업체들은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기업 자본이 들어온 처음처럼의 상황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인근 영동시장 일대에선 좋은데이를 마시면 헛개나무 숙취해소제를 주는 행사도 벌였다. 최재호 무학 회장은 잠원동 서울사무소를 수시로 찾아 영업사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올 4분기 수도권 본격 진출을 앞두고 전략을 세우기 위해 테스트 차원에서 마케팅을 펴고 있다”며 “수도권 시장을 공략해 현재 14%대인 무학의 전국 소주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 등 수도권 공략에 나선 지방 소주회사는 무학만이 아니다. 대구·경북의 금복주, 광주·전남의 보해양조, 대전·충남의 더맥키스컴퍼니(옛 선양) 등도 수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지역에서 1위를 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으며, 전체 소주 중 40% 이상을 소비하는 수도권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금복주는 최근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금복주는 광고를 통해 ‘참소주’가 좋은 제품이라는 점보다는 ‘이마트 등 전국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국구 소주’라는 점을 강조해 수도권 진출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보해양조는 저도주 ‘아홉시반’을 출시했다. 기존 ‘잎새주’로는 지역을 공략하고 아홉시반은 전국구 제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보해양조는 ‘아홉시반 주(酒)립대학’이라는 웹페이지를 만드는 등 재미있는 마케팅으로 젊은층을 파고 들고 있다. 더맥키스컴퍼니는 자사 대표 제품 ‘린’ 등 일반 소주로는 수도권 공략이 어렵다고 보고 ‘맥키스’라는 21도짜리 술을 내놨다. 이 회사는 맥키스를 음료나 맥주 등과 섞어서 마시는 믹싱주로 밀고 있다.
지역 소주업체들은 올해가 수도권 진출의 적기라고 보고 있다. 1, 2위 브랜드인 참이슬과 처음처럼을 만드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맥주 시장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지난 4월 ‘뉴하이트’와 ‘클라우드’를 차례로 출시하며 맥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 시장 점유율을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등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이마트는 서울과 수도권 점포의 지역소주 매출 비중이 지난해 3.1%에서 올해 1~8월 3.6%로 소폭 높아졌다고 전했다. 김진건 이마트 주류 담당 바이어는 “전국적으로 소주 구성비가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 점포의 지방 소주 매출 비중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방 소주업체들은 처음처럼의 성공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처음처럼은 강원 지방을 기반으로 한 ‘경월소주’가 모태였다. 1993년 두산그룹이 경월을 인수한 뒤 이듬해 ‘그린소주’를 출시하며 수도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두산경월은 2001년 ‘산’에 이어 2006년 처음처럼을 내놓으면서 전국구 소주회사로 자리잡았다. 회사가 롯데에 넘어간 현재도 처음처럼은 강원도보다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더 많이 팔리고 있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지방 소주업체들의 서울 공략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주류업계 전문가는 “수도권 유통망을 뚫기 위해서는 막대한 영업비용이 필요하다”며 “수년간 많은 이익을 내온 무학을 제외하면 다른 업체들은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기업 자본이 들어온 처음처럼의 상황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