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 수상 마틴 헤어러 "수학의 매력은 영원성…수천년前 명제 여전히 굳건"
“지구과학이나 생물, 화학 등 기초과학의 법칙과 명제들이 새로운 이론에 의해 깨지는 것과 달리 수학은 영원성을 지닌 게 매력입니다.”

지난 13일 개막한 서울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마틴 헤어러 영국 워릭대 교수(39·사진)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2000년 전에 성립된 수학이론이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처럼 한번 성립된 수학의 이론과 명제는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고 수학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1975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헤어러 교수는 2001년 스위스 제네바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식을 예측하거나 분석하는 데 쓰이는 편미분 방정식과 확률 편미분 방정식 연구에서 불가능해 보이던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이론을 제안한 공로를 인정받아 필즈상을 받았다.

수학뿐만 아니라 물리학까지 넘나드는 학문적 배경을 갖춘 게 그의 장점이다. 헤어러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은 수학이 아닌 물리학이다. 그는 “수학 문제를 해결할 때 물리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일이 많다”면서도 “나 자신은 순수한 수학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헤어러 교수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수학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궁금한 점을 아버지께 여쭈면 그때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훨씬 넓은 수학의 세계를 알려줬다”며 “그렇다고 아버지가 수학 공부를 강요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소개했다.

헤어러 교수는 ‘아마데우스’라는 음악 편집 프로그램을 개발한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기도 하다. 지금도 수학 연구와 함께 헤어러소프트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