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증가에 따른 육아 공동 책임 의식이 커졌고, 젊은 남성의 패션과 연계가 자연스러운 관련 상품의 진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반대로 아기띠 관련용품들이 포대기 수준의 디자인과 상품력에 머물렀다면 아기를 업은 남편들의 모습을 공공연하게 보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이야기다. 그렇다면 아기띠는 어떠한 변천사를 거쳤을까. 국내 아기띠 전문 브랜드 '토드비'(www.todbimall.com)가 소개한 아기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살펴봤다.
○ 최초의 아기띠 '포대기'
국내 최초의 아기띠는 전통적으로 아이를 업을 때 쓰던 포대기다.
포대기는 긴 천이나 작은 이불을 이용해 엄마가 아기를 업을 수 있는 육아용품으로 처네라고도 불렀다. 조선시대에는 대개 서민 여성들이 외출할 때 쓰는 쓰개치마로 아기를 업었다고 한다.
이후 1970년대 한국 경제가 어려웠던 당시에는 기저귀, 얇은 천 등 집에서 쓰는 물건을 포대기 대체용으로 사용하고 이불과 포대기를 겸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최근 들어서는 착용자의 불편함이 보완된 포대기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 포대기의 진화…'아기띠' 도입
이후 경제적 여유 계층이 증가하고 여성의 사회적 신분이 상승된 1980년대 초 들어 국내에서도 아기띠가 등장하게 된다. 아기를 업는 대신 안는 띠가 외국제품을 본떠 나온 것.
아기띠는 포대기와 달리 아기가 엄마와 마주보거나 함께 앞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무엇보다 목 가누기가 어려운 신생아도 사용 가능한 제품이었다. 이에 아기띠가 포대기의 대체재로 자리잡게 됐다.
○ 프리미엄 '힙시트 아기띠'로 발전
2000년대 들어 아기띠는 외국제품들에 맞서 국내 토종 브랜드가 선전하며 '인체 공학적' 상품으로 거듭났다. 포대기 및 기존 아기띠의 단점이 보완된 '힙시트 아기띠'가 출현한 것이다.
힙시트 아기띠는 상황에 따라 아기띠 상단 부분을 분리하고 힙시트만 사용할 수 있다. 인체 공학적 디자인으로 아기를 오래 안고 있을 때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계절적 상황과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개발됐다.
이와 함께 최근 아기띠는 기능성과 디자인이 강조된 프리미엄 아기띠로 진화하고 있다.
영국 황실 아기띠로 불리는 토드비의 '리버티 아기띠'는 기능이 개선되고 영국 명품 원단인 리버티 원단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도록 디자인, 아기띠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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