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KB금융, 손보 인수계약서…LIG계열사에 일감 약속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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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가격에 부합' 단서 달아
▶마켓인사이트 8월18일 오전 8시1분
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 인수 계약을 하면서 LIG그룹 대주주들이 소유한 기업에 일정 기간 거래관계를 보장해 주기로 했다. KB금융이 LIG손보 인수를 위해 기업가치에 손해가 될 수 있는 조건을 수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6월 LIG손보 지분 19.47%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LIG손보가 LIG그룹 자회사와 하고 있는 기존 거래관계를 유지한다’는 내용을 주식매매계약서(SPA)에 담은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LIG그룹이 협상에서 LIG 자회사와의 거래 관계를 5년간 유지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공정한 시장 가격과 조건에 부합할 경우’라는 단서가 붙고, 거래 기간이 5년에서 다소 줄긴 했지만 내용에 따라선 배임 등 법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계약유지 대상 기업은 LIG, LIG시스템, LIG엔설팅, 휴세코, 엘샵, 서빅 등 LIG손보에 소모품을 납품하거나 전산관리, 건물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LIG그룹 자회사들이다. LIG손보와의 거래 규모는 연간 300억~500억원 수준이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KB금융이 LIG그룹 계열사들의 영업권을 보장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LIG손보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여지가 있어서다.
매각작업에 관여한 법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의 LIG손보 지분율은 20%에 불과하다”며 “LIG손보에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조건을 수용했거나 다른 주주보다 KB금융 이익을 우선하는 경우 법적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사 이익을 훼손하거나 공정 거래에 위반될 수 있는 독소 조항은 전부 배제했다”며 “전산 등 LIG손보 쪽에서 오히려 필요로 하는 부분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한 가격과 조건에 따라 LIG그룹 자회사들과 거래 가격을 시장 가격으로 낮추게 되면 오히려 LIG손보의 기업가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KB금융 측 논리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 인수 계약을 하면서 LIG그룹 대주주들이 소유한 기업에 일정 기간 거래관계를 보장해 주기로 했다. KB금융이 LIG손보 인수를 위해 기업가치에 손해가 될 수 있는 조건을 수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6월 LIG손보 지분 19.47%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LIG손보가 LIG그룹 자회사와 하고 있는 기존 거래관계를 유지한다’는 내용을 주식매매계약서(SPA)에 담은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LIG그룹이 협상에서 LIG 자회사와의 거래 관계를 5년간 유지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공정한 시장 가격과 조건에 부합할 경우’라는 단서가 붙고, 거래 기간이 5년에서 다소 줄긴 했지만 내용에 따라선 배임 등 법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계약유지 대상 기업은 LIG, LIG시스템, LIG엔설팅, 휴세코, 엘샵, 서빅 등 LIG손보에 소모품을 납품하거나 전산관리, 건물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LIG그룹 자회사들이다. LIG손보와의 거래 규모는 연간 300억~500억원 수준이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KB금융이 LIG그룹 계열사들의 영업권을 보장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LIG손보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여지가 있어서다.
매각작업에 관여한 법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의 LIG손보 지분율은 20%에 불과하다”며 “LIG손보에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조건을 수용했거나 다른 주주보다 KB금융 이익을 우선하는 경우 법적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사 이익을 훼손하거나 공정 거래에 위반될 수 있는 독소 조항은 전부 배제했다”며 “전산 등 LIG손보 쪽에서 오히려 필요로 하는 부분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한 가격과 조건에 따라 LIG그룹 자회사들과 거래 가격을 시장 가격으로 낮추게 되면 오히려 LIG손보의 기업가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KB금융 측 논리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