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죽음을 마주하면서도 그 죽음을 잊어버리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앞으로 나가는 것만이 살아있는 징표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멈춰 서서 사람들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가 왔습니다."

한국 국적의 재일학자 강상중 세이가쿠인대학 학장(64)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19일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는지가 그 사회를 평가하는 기준"이라며 "한국 사회가 드디어 정신적인 선진 사회가 될 것인지, 안 될 것인지 하는 분기점에 섰다"
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는 여태껏 분단 상황에서 안전 문제가 안보와 관련돼 왔다"며 복잡한 한국 사회에서 안전 문제가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한국 경제가 별로 좋지 않는 상황에서 오로지 경제성장에만 매진, 이런(세월호) 비극을 잊어버리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