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車부품에 뛰어드는 日전자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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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호 논설위원·공학博 ohchoon@hankyung.com
![[한경포럼] 車부품에 뛰어드는 日전자업계](https://img.hankyung.com/photo/201408/02.6935895.1.jpg)
새 생태계서 선점기회 노려
일본 전자업계의 패러다임 시프트다. 1등이 아니고선 견딜 수 없는 레드오션의 전자 생태계를 벗어나 자동차 업종을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 8개 전자업체의 매출은 모두 합쳐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영업이익률도 삼성전자는 13.7%이지만 일본에서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다는 미쓰비시가 고작 7% 정도다.
자동차 업종은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다. 현대자동차나 도요타는 영업이익률이 평균 9%를 넘으며 웬만한 자동차 기업들도 6% 이상이다. 많은 공정에서 자동화가 진척됐으며 플랫폼의 구조 변환도 자주 일어나지 않는 구조다. 부품회사들의 이익률도 8%를 넘는다. 시장 상황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들이 자동차 부품시장에 뛰어드는 또 다른 노림수가 있다. 이미 자동차의 전자화율이 40%가 넘어선 마당이다. 전기차는 물론 스마트카시대에 전자부품은 80%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각종 소프트웨어가 차체를 컨트롤하고 있다. 자동차 혁신의 핵심인 배터리도 물론 전자 기술과 연결돼 있다. 구글의 무인자동차보다 더욱 파괴적인 제품이 나올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그때 시장에서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면 지금부터 자동차 업종에 한 발을 내딛고 있어야 한다는 이유다.
업종간 이해간계에 성공 미지수
IBM에서 처음 만든 PC의 운영소프트웨어와 MPU(마이크로프로세서)를 담당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PC시대를 좌우한 것과 마찬가지다. 휴대폰 사업에 줄곧 참여해왔던 삼성전자가 아이폰이 탄생하면서 스마트폰 사업에 자연스럽게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도 이들에겐 타산지석이다.
하지만 구글이 무인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지 8년째다.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폰이 탄생한 시기와 거의 같다. 정작 스마트폰은 이미 한 시대를 구가했지만 무인자동차는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만큼 자동차산업은 산업 구조뿐 아니라 이해관계자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생태계다. 각국 정부의 규제도 수천 건이고 산업 간 연결고리도 뿌리깊다.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기 매우 힘든 구조다. 수소차나 전기차조차 아직 부지하세월이다. 미국의 연방항공국은 어제 영화업체에 무인항공기 드론 이용을 허가했다. 아마존이 신청한 물류 배송용 드론도 곧 허가가 나올 모양이다. 무인항공기가 오히려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는 쉽지만 유에서 유를 창조하기는 그렇게 어려운가 보다.
오춘호 논설위원·공학博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