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들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과열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지난주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배당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실적 부진으로 배당 확대가 불확실한데도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종목이나 보통주와 주가 차이가 지나치게 줄어든 종목들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株 무더기 신고가…'가시 돋친 장미'
○브레이크 없는 우선주 랠리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CJ우 호텔신라우 아모레퍼시픽우 CJ제일제당우 등 10여개 우선주들이 무더기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CJ 우선주는 전날보다 4300원(4.57%) 오른 9만83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호텔신라 우선주는 9만500원으로 가격제한폭(9만1600원) 근처까지 급등했다. 이들 외에 현대차 우선주, 삼성물산 우선주, 삼성SDI 우선주 등 시가총액 상위 주요 종목의 우선주들도 연중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우선주의 강세는 이달 들어 삼성전자 우선주, LG화학 우선주 등 일부 종목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춤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예금금리가 1%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다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초저금리 국면에서 우선주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도 추가 상승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보통주 괴리율 절반 이하로 ‘뚝’

우선株 무더기 신고가…'가시 돋친 장미'
우선주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되면서 코스피200 주요 종목들의 보통주 대비 우선주 주가 괴리율은 작년 말 50.4%에서 19.5%로 급격히 낮아졌다.

종목별 주가 괴리율도 과거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적정한 의결권 가치를 산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통상 우선주들의 주가 수준이 적정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보통주 대비 평균 괴리율을 비교한다. 삼성전자의 보통주·우선주 주가 괴리율은 18일 현재 20.6%로 2005년 이후 평균치(31.4%) 대비 10%포인트 이상 좁아졌다. 현대차(10년 평균치 56.3% vs 현재 29.9%) 삼성화재(54.7% vs 22%) 등은 괴리율이 과거 평균치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배당주펀드가 자금몰이를 하고 있고, 작년부터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유통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점이 우선주 강세의 배경”이라며 “배당 확대 기대가 주가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평균을 절반 가까이 밑도는 괴리율은 주가에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배당 가능성 잘 따져봐야”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높은 배당수익률이 매력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배당 자체가 기업실적을 배경으로 한 것인 만큼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는 우선주들의 독주가 계속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이 꼬박꼬박 배당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순익이 증가해 배당을 늘릴 여력이 되는지도 중요한 변수”라면서 “쌓아둔 현금이 많아도 순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대기업들도 배당을 크게 늘리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과거 경험상 실적 개선으로 보통주 주가가 오를 때 우선주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됐다”면서 “지금처럼 경기나 실적 전망의 불확실성이 클 땐 배당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종목별로 과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향후 실적 전망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