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는 바이오 분석에 최적화…수백명 정보 동시에 처리"
“‘마하’는 바이오 분석에 최적화된 슈퍼컴퓨터입니다.”

마하 개발을 주도한 최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클라우드컴퓨팅연구부장(사진)은 20년 넘게 슈퍼컴퓨터를 개발해온 전문가다. 1990년대 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인 ‘타이콤’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고 당시 연구진과 모여 개발한 게 마하다.

마하는 계산 능력 측면에서 세계 500위 슈퍼컴퓨터에는 들지 못한다. 올해 기준 세계 1위 슈퍼컴퓨터는 중국 ‘톈허2’다. 국내에서는 기상청이 사용하는 ‘해온’ ‘해담’이 각각 137위, 138위에 올라있다.

기상청이 해외에서 구매한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ETRI는 국내 정부 출연연구소 중 유일하게 자체 기술로 마하를 만들었다. 연산 능력은 부족하지만 분산파일시스템 등을 이용해 데이터 저장 측면의 효율을 높인 게 특징이다. 값비싼 전용 서버가 아니라 상용 서버를 사용해 경쟁 제품의 50% 이하 비용으로 저장공간을 구축했다. ICGC 유전체 분석용으로 1페타바이트(PB) 스토리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 부장은 “마하는 소비전력은 3분의 1, 구축 비용은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성능은 7배 높인 게 장점”이라며 “동시에 수백명의 유전체 정보를 처리할 수 있고 유전체 분석 작업 시간도 기존 외국산 제품보다 30%가량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TRI가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팅 시스템이 향후 세계 최고 수준의 엑사(exa)급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기반 기술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 부장은 “표준화된 하드웨어 분야는 돈을 많이 투자할수록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반면 수만개의 프로세서와 메모리, 저장장치, 네트워크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독자 기술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엑사급 슈퍼컴퓨터에도 도전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