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크게 오른 중소형 지주사 주가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올 상반기 급등한 뒤 잠시 숨을 고르다 2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재차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상장 자회사 주가가 오르면서 보유 지분 평가액이 늘어난 데다 알짜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 기대감도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싼 종목보다 성장성이 높은 자회사 보유 여부에 초점을 맞춰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시 내달리는 중소형 지주사
한국콜마홀딩스는 20일 1.77% 오른 2만875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달 23일 기록한 전고점(2만8850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중국 시장에서 매출을 끌어올린 한국콜마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는 한국콜마 지분 20.2%를 보유한 지주사다. 중국 내 한국화장품의 인지도 상승으로 한국콜마 주가는 올 들어 90% 올랐다. 이에 따라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 평가이익도 두 배로 늘었다. 비상장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와 콜마파마는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양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화장품과 함께 건강기능식품, 의약품이 한국콜마홀딩스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홀딩스도 이달 들어 7.7% 올랐다. 지난달 13일 최고점(2만2050원)을 찍은 뒤 주춤하다 이달 들어 다시 오름세다. 29.5%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대상 주가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해외 자회사와 국내 비상장 자회사 등도 고루 수익을 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비상장 자회사를 다각화하면서 수직계열화해 친환경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원료도 안정적으로 조달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동성홀딩스 역시 상장사와 비상장사가 균형을 이뤄 성장하는 구조가 부각되면서 이달 들어 10.9% 올랐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동성화학, 동성하이켐, 동성화인텍 등 상장사 실적이 좋았고 하반기엔 제네웰과 동성에코어 등 비상장 자회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이를 고려한 동성홀딩스의 기업가치는 3476억원으로 현 주가보다 33.6% 오를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달 들어 14.7% 상승한 하림홀딩스는 육가공업체 한강씨엠, 사료제조사 그린바이텍과 더불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인 NS홈쇼핑의 가치가 부각됐다.

반면 한동안 가파르게 오르다 단기 급등 부담과 2분기 실적 부진으로 조정기에 들어간 중소형 지주사도 있다. 지난 6월 최고가까지 치솟았던 AK홀딩스는 이달에만 6.5% 빠졌다. 코라오홀딩스는 4월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26% 하락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가 많고 지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지분율과 수익 기여도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