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면 새 오피스텔"…테헤란로 떠나 강남대로로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 세입자인 직장인 A씨(32)는 최근 같은 2호선인 강남역 주변의 새 오피스텔로 이사했다. 종전에 살던 오피스텔이 지은 지 10년이 넘어 시설이 낡았는데도 임대료는 강남역 일대의 새 오피스텔과 엇비슷해서다.

20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역삼역~선릉역 주변인 테헤란로 오피스텔 세입자들이 강남역~양재역 사이 강남대로 오피스텔로 속속 옮겨가고 있다.

테헤란로 오피스텔은 대부분 2000년대 초반에 지어졌다. 건물이 낡고 주차장이 좁은 데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옵션을 갖춘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하철 2호선을 따라 회사들이 밀집해 있다 보니 테헤란로 오피스텔 월세는 매년 크게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역 오피스텔(전용 33㎡ 이하)의 월평균 임대료는 2003년 38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3월에는 90만원을 기록했다. 10여년간 상승률이 237%에 달한다.

하지만 신분당선과 지하철 9호선 등의 개통과 함께 강남역세권이 확장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반경도 넓어지는 추세다. 특히 강남대로변 오피스텔은 테헤란로 오피스텔과 임대료는 비슷하면서도 전용률이 높아 실내 면적이 넓고 각종 전자제품도 옵션으로 갖추고 있다. 2010년 이후 강남대로변에 공급된 오피스텔은 3500여실에 달한다.

인근 대신공인의 강일 대표는 “테헤란로에서 강남대로 쪽 오피스텔로 이사 오는 세입자들이 꾸준하다”며 “깨끗한 건물과 풀옵션 오피스텔이 주요 대상”이라고 전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