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창업자 사전보증 인기
국내 게임회사에서 디자인·기획 업무를 7년간 해온 하재현 씨는 지난달 ‘아스날게임즈’를 창업했다. 세계 유명 축구선수들을 귀여운 캐리커처로 표현한 모바일 축구게임이 첫 사업 아이템이다. 창업에 필요한 돈 1억원은 기술보증기금의 ‘예비창업자 사전보증’을 받아 은행에서 연 3% 중반 금리로 빌렸다.

기술보증기금은 하씨처럼 예비창업자 사전보증제도를 통해 보증 지원을 확약받은 사람이 올 들어 7월 말까지 662명이라고 20일 밝혔다.

작년 한 해 보증 승인을 받은 사람(421명)을 이미 크게 앞질렀다. 금액으로도 올해 7월까지 818억원으로, 지난해 지원금액 533억원을 넘어섰다. 기보의 올해 연간목표액 1000억원의 81%가 소진된 셈이다.

예비창업자 사전보증제도가 인기를 끄는 것은 ‘기술이나 아이디어만 갖고 있어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창업 이전이라도 아이디어나 기술력을 심사받을 수 있고, 창업 시점에 최대 5억원(교수·연구원 등 전문가 창업은 최대 10억원)까지 전액 보증받을 수 있다. 예전에는 창업한 뒤에만 보증을 신청할 수 있었다.

보증이 이뤄지면 신용이나 담보 없이 금융권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창업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나 컨설팅도 제공된다.

이 제도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의 주요 정책과제였다. 기술보증기금은 창업 시 기업인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자금 조달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이 상품을 설계했다. 앞으로 5년간 연간 1000억원씩 모두 5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보 관계자는 “예비창업자 사전보증제도는 기존 사업자 보증보다 조건이 덜 까다롭다”며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어 창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