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공석 와토스코리아 사장이 인천 계양구 와토스센터 1층 전시장에서 자사 욕실부품의 강점을 설명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사장이 인천 계양구 와토스센터 1층 전시장에서 자사 욕실부품의 강점을 설명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자기 힘으로 돈을 버는 게 진짜 성공입니다.”

올해 4월 출범한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K-BIC)의 초대 조합장을 맡은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사장은 16세 때부터 욕실 부품을 만들어왔다.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를 졸업한 뒤 무작정 서울로 와 계림공업사라는 중랑교의 작은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자본금 5만원으로 1973년 서울 답십리에 남영공업사를 세웠다.

○‘맨손’으로 매출 200억원 회사로

송 사장은 물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려주는 사이폰(곡관), 수도꼭지, 절수식 사이폰, 절수 샤워기, 자폐식 샤워헤드, 절수세척밸브 등을 개발했다. 수도법상 공공시설 화장실 양변기가 9L의 물을 사용해야 할 때도 6L의 물을 사용하는 절수부품을 만들었다. 지금은 4.8L의 초절수형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2003년 회사 이름을 남영공업사에서 와토스코리아로 바꿨다. 와토스코리아는 현재 국내 욕실부품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89억원의 매출과 2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올해 상반기엔 92억원의 매출과 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은행빚이 없는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송 사장은 2001년 대통령 산업포장을, 올해 7월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욕실조합 힘 모아 수출

송 사장이 주도적으로 설립한 욕실조합에는 와토스코리아와 대림통상 등 69개 업체가 가입했다. 양변기 등 위생도기와 수전금구(수도꼭지), 욕조시스템, 비데, 액세서리 등 욕실에 들어가는 제품을 만드는 업체를 회원사로 유치할 예정이다.

송 사장은 조합을 설립한 이유로 “1000여개에 달하는 영세 제조업체가 힘을 모을 필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값싼 외국산 부품이 마구잡이로 들어오면서 품질에 대한 신뢰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며 업계 전반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양변기 하나에 들어가는 부품 10개가 각기 따로 인증받아야 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며 “완제품 1개만 인증받으면 되도록 욕실조합이 KS마크 같은 표준 인증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조합 공동 브랜드를 만들고 층간소음을 없애주는 욕실 층상배관(해당 층의 바닥이나 벽으로 수로를 내는 방식) 시스템을 공동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영속성 이어가야

송 사장은 “기업가 정신을 제대로 이어가려면 창업주의 생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2세가 경영을 승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업을 승계하는 사람이 제대로 경영할 수 있도록 세금을 과도하게 물리면 안 되고, 그 회사를 팔면 70~80%씩 세금을 거둬도 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우리 회사에서 배운 기술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는 고령자를 무턱대고 내쫓을 수는 없다”며 “직원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와토스코리아에 제품을 납품하는 형태로 사내 소사장 제도를 10여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론 공장을 운영 중인 전남 장성군에 농촌형 전원주택단지를 세우는 게 송 사장의 꿈이다. 그는 “귀농을 꿈꾸는 은퇴한 사람, 도시를 떠나고 싶은 젊은이 등 원하면 누구나 내려와 자리잡고 살 수 있는 곳을 만들 계획”이라며 “이미 3만평(약 9만9170㎡)의 부지를 구입해 놨다”고 말했다.

인천=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