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이 일본 내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할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1902년 일본에 진출한 지 112년 만이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미쓰비시UFJ 등 3대 대형 은행을 포함한 일본 내 9개 은행에 소매금융 분야 매각 방침을 전달했다. 입찰은 다음달 진행될 예정이다. 씨티은행은 일본에 33개 지점을 두고 있으며 지난 6월 말 예금잔액은 3조8556억엔이다.

씨티은행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도입하는 등 일본 내 선진금융을 선도했다. 하지만 2004년 자금세탁과 관련해 프라이빗뱅킹(PB)사업이 업무 정지 처분을 받은 데 이어 2009년과 2011년에도 금융상품과 관련한 제재를 받으면서 개인금융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소매금융 부문에서 수익성을 유지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소매금융 부문은 접지만 기업과 관련된 법인금융은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일본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PB사업을 접는 등 외국계 금융회사의 일본사업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은행들도 사정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미쓰비시UFJ 등 상장 5개 대형 은행그룹의 2분기 순이익은 7187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