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 한국, 목표는 전 종목 석권

인천 아시안게임에 걸린 양궁 금메달은 모두 8개다.

리커브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 컴파운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이 새 종목으로 편입했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의 목표는 이번에도 금메달을 독식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한국은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연속으로 양궁의 전 종목 금메달을 석권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컴파운드 종목이 처음으로 포함해 금메달 수집 리스트가 더 길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세계 최강 태극궁사 = 한국 양궁 대표팀에서도 남자 리커브 선수들의 면면이 가장 화려하다.

주장 오진혁(현대제철)은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전 챔피언이다.

김우진(청주시청)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2관왕에 올랐다.

이승윤(코오롱)은 작년에 고교생으로서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을 제패한 선수다.

새내기 국가대표 구본찬(안동대)은 좋은 컨디션을 앞세워 스타군단에 합류했다.

광저우 대회에서 사상 첫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한 '단골' 임동현(청주시청)은 선발전에서 탈락해 이번에 볼 수 없다.

여자부에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주현정(현대모비스),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자 장혜진(LH), 런던 프레올림픽 2관왕 정다소미(현대백화점),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이특영(광주광역시청)이 포진했다.

런던올림픽 챔피언 기보배(광주광역시청)와 광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 윤옥희(예천군청)는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컴파운드에는 남자부 최용희, 민리홍(이상 현대제철), 김종호, 양영호(이상 중원대), 여자부 석지현(현대모비스), 최보민(청원군청), 김윤희(하이트진로), 윤소정(울산남구청)이 출전한다.

석지현은 작년 월드컵에서 개인, 단체전 우승을 차지해 한국 컴파운드에 사상 첫 세계대회 금메달을 안긴 스타다.

◇ 새 효자종목 컴파운드 = 컴파운드는 리커브와 함께 양궁의 양대 종목을 이룬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늘 봐오던 활이 리커브이고 컴파운드는 이번 대회에서 첫선을 보이는 '기계활'이다.

컴파운드는 시위를 당겼다가 부분적으로 고정한 뒤 격발 스위치를 눌러 놓는 방식으로 화살을 날린다.

리커브 화살의 궤적이 곡선인 것과 달리 컴파운드 화살은 더 강력하게 직선에 가깝게 날아간다.

컴파운드의 경기 사거리는 50m로 리커브 본선의 사거리 70m보다 짧다.

리커브와 컴파운드의 과녁은 같고 명중률이 더 높은 컴파운드에서 더 높은 점수가 나온다.

컴파운드는 그간 올림픽, 아시안게임, 전국체전 종목이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적은 지원을 받았다.

올해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 투자가 본격화하자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결실을 보고 있다.

◇ 세트제의 묘미 = 리커브 개인전은 화살 총점이 아닌 세트 승점으로 우열을 가린다.

이 세트제에서는 각 세트마다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의 세트 승점이 부여된다.

한 세트의 승부는 선수들이 그 세트에 날린 화살 3발의 합계로 가려진다.

최장 5세트까지 진행되는 경기에서 6점을 미리 내는 선수가 승리한다.

풀세트에 무승부가 나오면 화살 한 발씩을 쏘아 과녁 중심에 더 가까운 구역을 뚫는 선수가 이기는 연장전 슛오프가 치러진다.

화살의 점수를 모두 더해 승부를 가릴 때는 7점 이하의 실수는 곧 패배를 의미했다.

그러나 세트제에서는 실수가 해당 세트에 국한돼 더는 치명적이지 않다.

이는 득점에 기복이 심한 약자에게 막판까지 분전할 저력을 부여해 경기의 긴장이나 박진감을 더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 최고의 빅매치 하나를 복기해보면 세트제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보배는 런던올림픽 개인전 결승에서 아이다 로만(멕시코)을 슛오프 끝에 6-5(27-25 26-26 26-29 30-22 26-27<연장 8-8>)로 꺾었다.

첫 세트에서 기보배는 27-25로 이겨 세트점수 2-0으로 앞서갔다.

두 선수는 2세트에서 26-26 무승부로 1점씩을 나눠 가져 3-1로 리드는 유지됐다.

로만은 3세트에서 30-22로 이겨 승부를 3-3 원점으로 돌렸다.

두 선수는 4, 5세트에서 승리를 주고받아 풀세트를 무승부로 마쳤다.

화살 한 발로 겨루는 슛오프에서 기보배, 로만은 나란히 8점 구역에 화살을 꽂았다.

측정 결과 기보배의 화살이 로만의 화살보다 과녁 중심에서 1㎝ 정도 가까운 것으로 확인돼 금메달은 기보배에게 돌아갔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리커브 단체전과 컴파운드 개인, 단체전에는 세트제 대신 총점제가 적용된다.

◇ 이번엔 '마의 벽' 허물까 = 양궁도 엄연한 기록 종목이라서 세계 신기록 수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국제종합대회 예선라운드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기선을 제압해왔다.

김우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예선라운드에서 144발 합계 1천387점을 쏘아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임동현은 런던올림픽 예선라운드에서 70m 72발 합계 699점을 쏘아 자신의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시안게임에서 세계기록이 작성될 수 있는 분야는 역시 본선 토너먼트의 대진을 가리는 예선라운드이다.

이번 예선라운드는 4개 사거리에서 36발씩 144발을 쏘아 총점으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남녀부 각 사거리와 144발 총점의 세계기록은 10개 부문 모두 한국 선수들이 보유하고 있다.

종합적 역량에서 최고를 의미하는 144발 세계기록의 보유자는 남자부 김우진(1천387점·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여자부 박성현(1천405점·2004년 전국체전)이다.

리커브 양궁 144발(1440라운드)에서 1천400점대 점수를 얻은 선수는 남녀를 통틀어 박성현이 유일하며 그의 기록은 '마의 벽'으로 불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이 '마의 벽'을 뛰어넘는 기록이 나올지도 관전 포인트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